
강릉에서 활동하고 있는 전남진 시인의 시집 ‘월요일은 슬프다'가 20여년의 시간을 지나 다시 태어났다. 그가 문단에 데뷔해 처음 펴낸 시집을 다시 한번 만나는 자리다.
‘내가 부를 노래' ‘퇴근길은 서점을 지난다' ‘꿈꾸는 쟁기' ‘상처는 둥글게 아문다' 등 4부로 구성된 시집은 79편의 감성을 노래한다. 오래된 기억 저편에서만 맴돌던 이야기들이 젊은 날의 연가로 되살아나는 순간이다. 2002년, 스무 살의 전 시인은 늘 날이 서 있고 늘 취해있었다. 스스로를 베고, 또 사람들을 다치게 했던 젊은 날의 언어는 볼품없었기에 오히려 치열했다. 그의 작품들은 일상과 끊임없이 싸워야 했던 고된 사람들의 순간들을 짚는다.2021년으로 건너온 그는 당시의 책들처럼 고요하게 저항하고 있을까.
전 시인은 “젊은 날이 남긴 말을 만나기가 두려웠다”며 “가장 아프고 두려워했으나 또 가장 아름다웠던 스무 살을 이제야 떠나보낸다”고 말했다. 그는 1999년 ‘문학동네'에서 신인문학상으로 등단했다. 문학동네 刊. 144쪽. 1만원.
김수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