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보다 빛났던 시절…우리들의 ‘우정 예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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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균문학상 수상자 양호문 작가

장편소설 ‘남성여중 구세주' 펴내

고모집에 짐처럼 맡겨진 주인공과

텅 빈 마음 채워줬던 친구 이야기

영화처럼 아름답고 찬란한 그 시절 친구들을 다시 만난다.

춘천에서 활동하고 있는 양호문 작가가 장편소설 ‘남성여중 구세주'를 펴냈다. ‘친구'가 인생의 전부였던 시기, 누구보다 빛났던 우리들의 이야기가 따스하게 펼쳐진다.

중학교를 졸업한 지 10년이 지난 어느 날, 주인공 ‘혜진'은 과거를 회상한다. 그 중심에는 4년 전부터 소식이 끊긴 친구 ‘세주'가 있다.

당시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어머니마저 집을 떠난 혜진은 작은고모의 집에 짐 덩이처럼 맡겨졌다. 이불 공장 지하방에 머물게 된 그에게 친구 ‘구세주'는 텅 빈 마음에 온기를 불어넣는 유일한 존재였다.

액자식 구성을 통해 만나는 작품은 혜진과 세주, 인정, 은하까지 총 4명의 아이와 함께 발랄한 에너지를 풀어낸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절대 절망해서는 안 된다는 가슴 뜨거운 조언을 건넨다.

독자들 역시 학창 시절을 돌아보며 추억에 잠길 수 있는 시간을 보내면서도 ‘성장'이 변화시킨 나의 삶을 되짚는다. 누구에게나 처음 이별을 겪고 또 받아들이는 과정은 길고 험난했다. 답장이 오지 않는 문자를 끊임없이 보내고 돌아오지 않을 엄마를 기다리던 혜진에게 남모를 유대감을 느끼는 이유다.

양 작가는 삶의 방향을 바꾸는 여러 가지 요소 중 ‘사람'을, 그중에서도 ‘친구'를 조명했다. 그러면서 텅 빈 내면에 우정을 채워 넣고, 차갑게만 보이는 세상에도 선량한 손을 내밀어 주는 이들이 곁에 있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반복된 불행의 원인이 ‘어린 나'에게 있지 않다고 다독여주기 위해서다.

양호문 작가는 “사춘기인 중2 무렵에는 친구가 삶의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시기”며 “질풍노도의 한복판에 놓인 아이들이 아름다운 우정을 쌓으며 나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강원대 행정학과를 졸업했으며 문학을 향한 끈질긴 구애 끝에 강원일보사와 강릉시가 시상한 제2회 허균문학상으로 문단에 들어섰다. 고등학생 아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 ‘꼴찌들이 떴다!'로 제2회 블루픽션상을 받았다. (주)특별한서재 刊. 264쪽. 1만2,500원.

김수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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