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800명에 육박했다. 지금의 확산 추세라면 곧 1천명대로 올라설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797명 늘어 누적 11만7천458명이라고 밝혔다. 전날(735명)보다 62명 늘었으며, '3차 대유행'이 정점(작년 12월 25일, 1천240명)을 찍고 진정국면으로 접어들기 시작한 지난 1월 7일(869명) 이후 106일 만의 최다 기록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는 전날보다 3명 늘어 누적 1천811명이 됐다. 국내 평균 치명률은 1.54%다.
최근 확진자 발생 추이를 보면 주말·휴일 검사건수 감소 영향으로 주 초반까지는 주춤하다가 중반부터 급증하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이달 17일부터 이날까지 최근 1주일간 신규 확진자는 일별로 658명→671명→532명→549명→731명→735명→797명이다. 이 기간 500명대와 600명대가 각 2번, 700명대가 3번이다.
1주간 하루 평균 667.6명꼴로 확진자가 나온 가운데 거리두기 단계 조정의 핵심 지표인 일평균 지역발생 확진자는 약 640.6명으로, 2.5단계 기준(전국 400∼500명 이상 등) 상단선을 훌쩍 뛰어넘은 상황이다.
특히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확진자 비율이 30%에 육박하며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지난해 4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해 추가 확산 우려가 큰 상황이다.
이달 9일부터 전날까지 최근 2주간 방역당국에 신고된 신규 확진자 9천69명 가운데 감염경로를 조사 중인 사례는 2천629명으로, 29.0%에 달했다. 3명 중 1명은 언제, 어디서 감염됐는지조차 확인되지 않은 셈이다.
또 90명대까지 줄었던 위중증 환자 수도 다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위중증 환자는 지난 19일부터 전날까지 99명→109명→116명→125명을 기록해 사흘 새 26명이 늘었다. 통상 확진자가 늘면 일정 시차를 두고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가 차례로 증가하는 양상을 보인다.
정부는 아직 병상 등 의료 여력이 충분하기 때문에 거리두기 단계 격상 없이도 관리가 가능하다는 입장이지만, 지금의 확산세를 꺾을만한 묘책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수도권부터 시작된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조치는 올해 1월 4일 전국으로 확대돼 3개월 넘게 시행 중이며, 현행 거리두기(수도권 2단계, 비수도권 1.5단계)는 지난 2월 15일부터 2개월 넘게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서민과 중소 자영업자들의 경제적 피해가 큰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격상 대신 실효성 있는 시설별 방역조치를 마련해 대응한다는 계획이지만 확진자가 지속해서 급증할 경우 단계 상향 압박은 갈수록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태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