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중언

[언중언]오색케이블카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이 다시 재추진된다. 연말에 양양 등 지역 주민들이 최고의 선물을 받은 것이다. 오색케이블카는 당초에는 1980년대 말부터 급격히 쇠락한 오색지역 경기를 되살리자는 목적에서 필요성이 제기됐다. 하지만 오색 등 양양지역의 경기 침체와 달리 오색~대청봉 등반로 등을 찾는 탐방객들은 더욱 늘어나며 환경 훼손 문제는 점점 심각해졌다. ▼1986년 여름에 찾았을때만 해도 폭이 2m에 불과했던 오색~대청봉 등반로는 2001년에 4m 폭의 큰길로 변했다. 100년 이상 된 나무의 뿌리는 안타까울 만큼 처참하게 겉으로 드러나 있었고, 등반로 옆 숲은 목화밭으로 변했다. 오색~대청봉 등반로 5㎞ 구간에는 화장실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청정했던 남설악 계곡이 몸살을 앓기 시작했다. 훼손된 등반로는 2002년 태풍 루사 피해에 무방비일 수밖에 없었다. 등반로의 토사는 대량으로 유실됐다. 이 같은 피해가 확인되자 국립공원관리공단은 등반로를 돌계단으로 복구했다. ▼양양지역 주민들은 오색케이블카가 설치되면 등반로 폐쇄에 동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양양군은 오색케이블카에서 발생한 수익금을 등반로 등 설악산 환경 복원 및 보전에 지원하겠다는 의견도 냈다. 2000년대에 들어서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이후에는 이들의 '국립공원 향유권 보장' 차원에서의 오색케이블카 설치 필요성도 커졌다. 노인과 장애인들도 설악산에 올라 비경을 즐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이었다. ▼오색케이블카 설치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양양군과 강원도, 지역사회단체들은 케이블카가 운영되고 있는 유럽과 중국 등의 관광명소를 찾아 '케이블카의 친환경성'을 확인했다. '일본에서는 케이블카 설치 후 산양 개체 수가 4배 늘었다'는 사례도 들며 환경부와 환경단체 등을 설득하기도 했다. 이제 오색케이블카는 지역경제와 환경을 살리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규호부장·hokuy1@kwnews.co.kr

피플&피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