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갑작스럽게 땅이 꺼지는 싱크홀(땅꺼짐) 사고가 전국 곳곳에서 잇따라 발생하며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최근 강원도에서도 크고 작은 도로 균열과 지반 침하가 이어지고 있어 땅꺼짐 현상 예방 대책이 요구된다.
■잇단 도로 균열…6년간 지반침하 111건=지난 14일 오후 5시6분께 원주시 반곡동 편도 2차선 도로에 7m 규모의 균열이 발생했다. 침하 현상과 가스·우수관로 파손 등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시민들은 갑작스럽게 생긴 균열로 인해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서모(32·반곡동)씨는 “반대편 차선을 지나가는데도 최근 싱크홀 사고가 많아 비슷한 사고가 생길까 불안했다”며 “신고 후 바로 도로가 통제되고, 조치돼 다행”이라고 전했다. 이에 앞서 지난 5일 춘천시 후평동우체국 앞 도로에서도 넓이 45cm 가량의 땅구멍이 발생, 주민들을 놀라게 했다. 춘천 주민 이혜정(31)씨는 “출·퇴근길마다 지나던 도로가 움푹 패여 있어 무서움을 느꼈다”며 “갑자기 땅 밑으로 빠지면 어쩌나 걱정”이라고 공포를 호소했다. 올해 2월11일에는 강릉의 주상복합 신축 공사 현장 인근 도로에서 가로 10m, 세로 5m, 깊이 최대 1m에 이르는 도로 침하가 발생해 인근 상인과 주민이 불편을 겪기도 했다.
■노후 하수관·공사 부실 ‘싱크홀 위험’=싱크홀과 지반침하는 주로 낡은 상·하수도관의 틈이나 균열로 인해 흘러나온 물이 지반 속 흙을 쓸어가면서 내부에 빈 공간이 형성되고, 지면이 내려앉으며 발생한다.
국토교통부 지하안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6년간(2018~2024년) 도내에서 발생한 지반침하 사고는 총 111건으로 이중 절반인 52건(46%)이 하수관 문제로 파악됐다. 되메우기 불량(26건), 굴착공사 부실(16건), 기타매설물 손상(4건) 등에 따른 지반 침하도 있었다.
전문가들은 지반 탐사를 통한 선제적 점검과 함께 노후 하수관을 신속하게 교체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특히 전문성을 갖춘 인력과 예산을 추가 투입하고 위험지역 관리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안재광 강원대학교 재난방지학과 교수는 “관로에서 누수가 발생하면 지반의 지지력이 약해져 침하로 이어질 수 있다”며 “노후 상하수도와 토사 유실 등에 대한 체계적 관리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또 “지자체별로 GPR(지표투과레이더) 탐사 장비를 도입하고 예산과 인력을 충분히 확보해 상시 감시 체계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