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일 오후 8시4분께 고성군 토성면 도원리 한 주택에서 발생한 불이 인근 야산으로 옮겨붙은 후 강풍을 타고 확산되던 산불이 2일 오전 7시 현재 주불의 85%가 진화되는 등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다.
소방당국은 밤새 초속 15~20m의 강풍이 이어진데다 헬기를 투입하지 못해 진화작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2일 날이 밝자마자 산림청 18대, 군부대 15대, 임차 2대, 소방 2대, 국립공원 1대 등 헬기 38대가 투입돼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소방차 407대, 진화차 48대와 소방관, 공무원, 산림진화대원, 의용소방대원, 8군단 장병 등 5,134명이 산불 현장에 투입돼 진화에 나서고 있다. 소방당국은 이날 오전 중에 주불을 진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도원리, 학야리, 운봉리, 교암리, 금화정리 주민과 군장병 2,300여명은 인근 대피소로 긴급 대피해 뜬눈으로 밤을 지새다 새벽부터 불이 잦아들자 주민들이 속속 귀가하고 있다. 육군 22사단 장병 1,800여명은 총기와 탄약, 비문 등을 휴대하고 경동대, 고성지역 체육관 등으로 대피했다.
산불 현장에 위치한 장애인복지시설 아모르뜰 장애인 40여명도 주민들의 도움을 받아 인근 천진초교 체육관으로 안전하게 대피했다. 대피소에 남아있는 주민들 중 1996년과 2000년 산불을 겪은 많은 주민들이 초조한 모습으로 산불 진화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학야리에 위치한 육군 22사단 주변에는 저지선이 구축됐고 군부대도 밤새 장비 등을 투입해 부대 주변에서 예방 살수작업을 벌이는 등 부대와 민가로 불이 번지는 것을 막았다.
산림청 중앙산불방지대책본부는 지난 1일 밤 10시20분을 기해 영동지역에 산불재난 국가 위기 경보를 심각 단계로 상향 발령했다. 1일 대응 1, 2단계에 이어 2일 0시17분 대응 3단계가 발령됐다. 이에따라 전국 시·도에서 진화차 등 장비와 소방관들이 고성 산불 현장에 속속 집결해 진화작업에 동참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일 밤 고성 산불과 관련한 보고를 받고 “주민 대피에 철저를 기하고, 산기슭 민가나 어르신 등의 대피에도 만전을 다하라”고 긴급 지시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이어 “야간 산불 진화에 어려움이 있는 만큼 민가로의 확산 지연에 노력하고 일출 시 산불을 속히 진화할 수 있도록 헬기 등 진화 자원을 총동원하라”고 주문했다.
한편 2일 오전 7시 현재 산림 85㏊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도원리 주택 1채를 비롯해 우사와 보일러실 1개소씩 소실됐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다.
소방·산림당국은 현장대응팀을 구성해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권원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