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위기의 한국, 국민적 지혜와 저력으로 극복하자

한일관계 1965년 국교 수립 이후 최악 갈등

북한, 최근 또 미사일 발사…남북관계 찬물

지역·세대·계층 뛰어넘는 국민 통합 이뤄내야

한국이 총체적 위기로 빠져들고 있다. 한일관계는 1965년 국교 수립 이후 최악의 갈등 국면이다. 일본은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 절차 우대국)에서 배제했다. 일본 최대 규모의 국제예술제에 도 출신 작가들이 출품한 '평화의 소녀상'과 위안부 할머니의 사진작품이 포함된 기획전도 지난 4일 끝내 중단됐다. 일본의 무도한 행동에 국민과 정치권의 분노는 극에 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의 무역 규제 대응을 위해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는 이날 내년도 본예산 편성에 최소 '1조원+알파' 규모를 반영하기로 했다.

남북관계도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북한이 지난달 31일 새벽 원산 호도반도에서 미사일 두 발을 발사했다. 미사일은 약 30㎞ 고도로 250㎞가량을 비행했다.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KN23 두 발을 7월25일에 발사한 지 엿새 만이다. 25일 발사된 미사일과 달리 이번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5일부터 시작된 '19-2 동맹' 한미훈련과 스텔스 전투기 도입에 대한 반발로 파악된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노력해 온 남한에 대한 명백한 도발행위다. 한일관계의 갈등에다 북한의 무력시위 등으로 대한민국의 정세는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다. 국민적 지혜와 저력으로 이를 극복해 나가야 한다. 우리 민족에게는 도도히 이어 오는 위대한 정신이 있다. 지도자가 나라를 망치면 백성은 나라를 구하는 민족정신이다. 임진왜란 때도 선조와 조정의 대신들이 버리고 떠난 그 땅을 곳곳에서 일어난 의병들이 지켰다. 구한말 국권을 빼앗기는 위기 앞에서 지도자는 나라를 팔았고 백성은 나라를 구하려고 몸부림쳤다. 의병을 조직해 국권을 되찾는 데 목숨을 아끼지 않았다. 그들은 독립군이 돼 일제에 맞섰고, 전사가 돼 국권 침탈에 앞장선 사람들을 저격하며 우리의 정신을 지켰다. 대한민국은 1997년 12월 환란으로 국가 부도 위기를 맞는다.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구제 금융을 받아야 했다. 대기업은 줄도산했고, 대량 해고로 거리에는 노숙자가 넘쳤다.

그런 참담한 고통을 겪으면서도 나라를 구하고자 나선 사람들은 바로 국민이었다. 이들은 금 모으기 운동을 벌여 돌반지, 결혼반지 가리지 않고 나라 살리는 데 헌납했다. 수백만이 참여해 227톤의 금을 모으는 기적을 일궜다. 대한민국 국민의 위대한 정신이다. 지금 그 정신이 발휘돼야 할 때다. 우리는 지난 반세기 세계를 놀라게 한 추진력으로 산업화, 민주화, 세계화를 이룬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 지역, 세대, 계층의 통합으로 이 난국을 극복할 지혜가 절실하다. 그 선봉에 국민 모두가 나서야 한다. 결국 우리는 국난을 극복하겠다는 역사적 소명에 부응하는 주인 의식을 확고히 다져야 한다. 이 큰 과업을 이루려면 우선 서로 이해하며 포용하는 공동체 의식을 실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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