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5일 오후 삼척시 도계읍 하이원추추파크 인클라인트레인의 레일은 시뻘겋게 녹슬어 있었다. 2017년 3월 열차 설비 고장 뒤 수리도 하지 않고 1년3개월간 방치되고 있다.
추추파크는 2014년 국내 유일의 철도 체험형 리조트라는 타이틀답게 기관차의 증기 배출 소리인 '추추'를 리조트 명칭에 적용, 지그재그 철도를 달리는 스위치백트레인, 스위스의 산악열차인 인클라인트레인, 국내 최고 속도의 짜릿한 레일바이크, 이색 미니트레인 등 4개의 주요 콘텐츠를 내세우며 개장했다. 하지만 문 연 지 4년 만에 주요 시설이 무용지물이 됐다.
인클라인트레인의 방치는 강원랜드가 645억원을 100% 출자해 설립한 회사의 총체적 '난맥상'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개장연도부터 누적 적자가 100억원을 훌쩍 넘고, 고용불안에 임금 반납 사태까지 겪은 회사로서는 설비 수리에 엄두를 못 내고 있다. 더욱이 이 같은 경영적 판단을 내릴 사장도 1년 넘게 공석이다.
설비 수리는 영국 회사로부터 2년의 하자보수 기간이 지나 어디가 문제인지 해외 기술진을 불러들여 진단하는 데만 6,000만원이 든다. 더 큰 문제는 설비 교체 등에 다시 수억원이 들 수 있다는 데 있다.
하이원추추파크의 한 관계자는“수리비가 얼마나 들지 모르는 상황에서 직원 고용 운영비와 관광수요 등을 감안하면 운행을 중단하고 있는 현 상황이 오히려 적자 폭을 줄이는 길이기도 하다”고 했다. 당초 추추파크의 타당성 용역보고서는 개장 첫해의 매출을 77억원으로 예상했지만 현실에서는 3분의 1수준인 23억원에 그치는 등 경영은 악화됐다.
도계읍의 경제활성화를 기대했던 주민들은 실망을 넘어 분노하고 있다. 강원랜드는 지난 4월 이사회를 통해 84억원의 추가 출자를 결의했다. 하지만 문태곤 사장 취임 뒤 내린 이런 긴급수혈이 꺼져가는 회사를 살릴 수 있느냐에 대해서는 비관적 시각이 적지 않다. 정광수 도계읍번영회장은 “현재 조치는 땜질식에 처방에 불과하다”며 “모기업인 강원랜드가 직접 운영하는 것이 최상의 방안”이라고 했다.
삼척=황만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