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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올림픽 우리가 완성한다]영어 통역·길안내도 척척 강릉역 `나영씨' 인기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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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동계올림픽 특집-평창올림픽 우리가 완성한다

◇강릉역 인포메이션 부스에서 셔틀버스를 이용하는 외국인 관광객 등을 위해 영어 통역 자원봉사를 책임지고 있는 이나영(20)씨가 더욱 친절한 안내 서비스를 다짐하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자원봉사자 이나영(20)씨가 강릉역을 찾은 외국인들과 이야기를 하고 있다. 평창동계올림픽취재단=오윤석기자

대회 성공 이끄는 숨겨진 별 자원봉사자

나승연 유치위대변인 활약에 반해

12살부터 영어회화 공부에 매진

“고향서 열리는 축제 보탬 되고파”

외국인 위한 찾아가는 서비스 호평

설 연휴내내 칼바람속 봉사 앞장

2011년 7월6일 대한민국 강릉. 무료하게 TV 리모콘을 돌리던 사춘기 소녀의 시선이 멈췄다. 화면에는 평창의 2018동계올림픽 유치 소식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나승연 전 평창동계올림픽유치위원회 대변인이 유창한 영어로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모습은 소녀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12살, 한창 세상을 꿈꿀 나이. 그렇게 '평창'은 그녀의 인생에 스며들었다. 2018평창동계올림픽 자원봉사자 이나영(20)씨의 이야기다.

■강릉역 '나영씨'를 찾으면 무엇이든 척척=나영씨는 강릉역 건너편 인포메이션 부스에서 일한다. 주어진 임무는 영어 통역. 강릉역 근처에서 셔틀버스를 타려는 외국인 관광객들을 안내하고 도와주는 역할이다. 강릉지역 주요 명소나 길 안내도 도맡아 한다.

나영씨는 설 연휴에도 내내 출근했다. 3교대로 돌아가는 근무 일정에 맞추느라 가족들과의 오붓한 시간은 잠시 뒤로 미뤘다. 근무환경은 녹록지 않다. 칼바람과 한파를 온몸으로 맞으며 일해야 한다. 요령껏 부스 안에서 일해도 되지만 한사코 야외 근무를 자처한다.

그는 “며칠 근무해 보니 사람들이 인포메이션 부스까지 들어와 물어보길 꺼린다”며 “강릉에 온 사람들에게 제대로 된 정보를 알려주고 도와주는 것이 내 임무이니까 힘들어도 대부분 밖에 서서 일한다”고 말했다.

■내 생애 가장 특별한 순간 '올림픽'=나영씨는 7년 전 그날을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한다. 나승연 전 대변인의 프레젠테이션은 나영씨에게 많은 영감을 줬다. 나 전 대변인처럼 되고 싶어 또래보다 더 열정적으로 영어를 공부했고, 그만큼 실력도 자랐다.

자연스럽게 평창동계올림픽에 관심이 생겼다. 무엇보다 어릴 때부터 자란 강릉에서 경기가 열린다는 사실이 나영씨를 설레게 했다. 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 자원봉사에 지원해 합격 통보를 받았다. 그동안 갈고닦은 영어실력을 발휘할 절호의 기회가 열렸다. 강릉을 찾은 외국인들과 대화하며 자신을 단련시켜야겠다는 각오도 다졌다. 나영씨는 “단순 안내 업무다 보니 생각보다 외국인들과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요즘은 강릉 어딜 가나 외국인들이 많으니까 앞으로 기회가 있을 것 같다”고 웃었다.

■평창에서 비상하는 스무 살, 첫걸음=올해 스무 살이 됐다. 또 다른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갈 나이다.

평창올림픽에서 맡은 임무가 끝나면 그는 유학길에 오른다. 그동안 관심 가져온 온 호텔 경영을 본격적으로 공부하기 위해서다. 우연히 본 TV 속 한 장면이 나영씨를 여기까지 이끌었다. 그는 “올림픽 현장에서 봉사했던 경험이 유학생활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며 “우리나라를 알리고, 나를 소개하는 흥미로운 주제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무엇보다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 동계올림픽이 열렸고, 대회 성공 개최에 보탬이 될 수 있다는 점이 뿌듯했다. 끝까지 책임감을 갖고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패션크루(Passion Crew)가 일궈내는 희망 이야기=그에게 '평창'은 한 단계 도약을 위한 발판이었다.

또 다른 누군가에게도 '평창'은 '희망'이자 '기쁨'이다. '절망'과 '좌절'도 있지만 2만5,000여명의 자원봉사자는 모두 저마다 꿈을 향해 달려간다. 평균 경쟁률 4대1. 서류와 면접 심사, 외국어 테스트를 거쳐 두 번의 교육을 이수하는 데 걸리는 시간만 1년이다. 열정이 없었다면 절대 불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이들의 또 다른 이름은 '패션크루(Passion Crew)'다. 평범한 사람들이 함께 써 내려가는 새로운 역사. '평창의 꿈'이 무르익고 있다.

평창동계올림픽취재단=원선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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