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참일꾼 선택 4·13 총선 D-35]전국 최소 면적 동대문을의 948배… 메뚜기 선거운동도 역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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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철화양인·태횡영평정

후보들도 유권자도 한숨

거대 선거구에 일정 짜느라 골머리

인파 몰리는 곳만 찾아다녀도 벅차

유권자는 후보 정보 접하기도 어려워

4·13 총선 예비후보자들이 유권자들을 찾아다니며 '메뚜기' 선거운동을 벌이고 있다. 수도권 선거구의 최대 948배에 달하는 공룡 선거구 획정의 부작용이다.

홍천-철원-화천-양구-인제 선거구의 A 예비후보자는 요즘 선거운동 일정을 짜느라 골머리를 앓고 있다. 5개 시·군이 한데 묶인 이후 아직 5개 지역을 채 돌지 못했다. 급한대로 부인까지 동원, 각각 다른 시·군에서 각개전투를 벌이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A 예비후보는 “오늘 아내는 화천에서, 나는 양구에서 선거운동을 한다”며 “주말에는 대학에 다니는 아들도 선거운동에 합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태백-횡성-영월-평창-정선 선거구 예비후보자들도 별반 다르지 않다. 온 종일 유권자들을 찾아 돌아다녀도 드넓은 선거구를 촘촘하게 훑지 못하는 실정이다. 인구 역시 적어 5일장이나 행사장 등 인파가 몰리는 장소를 골라 '메뚜기' 선거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번 총선 선거구 획정으로 도내에는 전국 유일의 5개 시·군 복합 선거구가 2개나 탄생했다. 홍천-철원-화천-양구-인제 선거구는 전국에서 가장 면적이 작은 서울 동대문을 선거구에 비해 무려 948배나 넓다. 당연히 물리적인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각 선거구의 시·군청 소재지를 방문할 경우 소요시간(최단거리)을 계산해 보면 홍천-철원-화천-양구-인제는 220분, 태백-횡성-영월-평창-정선은 230분이 걸린다. 상대적으로 시내와 거리가 먼 면 지역에서의 선거운동은 엄두도 못 내고 있다.

유권자들은 유권자들대로 불만이 쌓이고 있다. 여러 명의 후보가 난립한 상황에서 제대로 된 정보를 접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대로라면 유권자들은 이름도, 얼굴도 모른 채 조만간 실시되는 여야 공천 경선 여론조사 전화를 받을 공산이 크다. 후보를 배출하지 못한 지역을 중심으로 정치적 소외감도 고개를 들고 있다. 각 후보의 출신지를 중심으로 지지세가 형성되다 보니 그렇지 않은 시·군에서는 상대적으로 소외감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이는 곧 정치 무관심으로 이어져 투표율 감소로 나타날 수 있다.

도내 정가 관계자는 “지역적 특수성이 전혀 고려되지 않은 선거구 획정으로 예비후보자는 물론 유권자들이 극심한 피해를 보고 있다”며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원선영기자 haru@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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