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원 - 한탄강 래프팅 축제·평화 자전거대회 취소
화천 - 주민들 상가 문닫고 대피 관광객 발길 끊겨
양구 - 장병 외출·외박 통제 민통선 마라톤도 연기
인제 - 래프팅·펜션 등 취소… 상인 매출 급감 호소
북한군 도발에 따른 우리 군의 타격 후 남북간 긴장이 고조되면서 접경지역 주민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추가 도발 등이 우려되면서 각종 행사와 축제가 연기됐고 군장병들의 외출 및 외박이 통제되는 등 지역경기가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
■철원=철원군과 (사)한국래프팅연합회는 지난 22, 23일 이틀간에 걸쳐 천혜의 자연 절경 한탄강 및 승일공원, 순담계곡 일대에서 보트로 즐길 수 있는 '2015 철원한탄강 래프팅 축제'를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대회 하루 전인 지난 21일 취소 결정을 내렸다.
또 22, 23일 DMZ를 품에 안고 자전거로 달리려던 '철원-DMZ 평화자전거대회'도 전격 취소했다. 철원군체육회는 이번 대회에 참가하려던 1,000여명의 선수와 관광객이 세계 유일의 분단국 한반도의 중심 DMZ를 달리려던 꿈이 사라졌다.
현재 군은 이번 대회 참가자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참가비를 환원해 주고 있으나 신청자들이 전화를 제대로 받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군 래프팅 업체 관계자는 “막바지 여름 성수기를 맞아 그동안 손실을 만회하려 했으나 북한 도발이라는 변수가 발생해 타격이 크다”고 했다.
■화천=화천의 경우 지난 주말부터 남북한의 일촉즉발사태로 전운이 감돌고 있는 가운데 최북단 5개 마을 주민 880여명의 주민이 3일째 시가지 대피시설로 모두 이동해 피난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이러다 보니 대부분 숙박 및 음식점과 상가들이 문을 닫고 있다. 또 화천읍 시가지 상가들도 군장병 외출·외박금지와 면회객,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겨 아예 영업을 중지하거나 개점휴업 상태다.
화천군과 상인들은 메르스 사태에 이어 남북대치국면이 계속되면서 상가는 물론 지역상경기가 직격탄을 맡고 있는 만큼 하루빨리 남북관계가 정상화되길 기원하고 있다. 정덕후 화천군번영회장은 “상서면 사방거리를 비롯한 접경지역 주민들이 군장병 때문에 먹고사는데 이번 사태로 상경기가 올스톱 된 상태”라며 “주민과 상인 모두가 하루빨리 남북긴장상태가 사라져 평온을 찾길 바란다”고 했다.
■양구=양구 최북단 마을인 해안면 6개 리 1,500여명의 주민은 지난 22일 오후 4시 대피시설로 대피했다가 고위층 회담이 시작된 후인 오후 7시30분께 대피 명령이 해제돼 집으로 돌아갔다. 병사들의 외출, 외박, 면회가 전면 통제되면서 주말과 휴일인 22, 23일 양구읍 시가지는 군인들의 모습을 볼 수 없는 등 한산함을 보였고 상가에도 손님들의 발길이 크게 줄었다. 24일 두타연 일원 등 민통선 북방에서 개최 예정이던 DMZ 마라톤대회도 연기됐다. 그나마 KBS N 제12회 전국 추계 1·2학년 대학 축구대회, 제47회 문체부장관기 전국남녀중고테니스대회 결승전, 제15회 국민생활체육회장배 전국보디빌딩대회는 진행됐다.
■인제=또 다른 접경지역인 인제도 사정은 비슷해 지난 22일 주말임에도 인제군 거리는 한산했다.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자 관광객과 군인들을 상대로 영업을 하던 지역 상가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인제군 서화면 천도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이모(여·49)씨는 “평소 같으면 군인들의 외출 및 외박, 면회객들로 자리가 다 찼지만 지난 20일 오후부터 사람들이 없다보니 판매가 급감했다”고 말했다.
내린천 래프팅으로 주말이면 사람들과 차로 북적거려야 할 수변공원 일대도 평소보다 적은 사람이 래프팅을 즐기고 있었다. 고사리에 펜션을 운영하는 한 주민은 “이번 남북 위기때문이라고 확신하기는 어렵지만 주말을 앞두고 1~2팀 정도가 예약을 취소해 주말에도 빈방이 보였다”고 말했다.
이정국·정래석·심은석·김천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