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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구 / 최악의 가뭄 비상]어렵게 심은 콩 싹도 안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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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양구 해안 농작물 큰 피해

◇양구군 해안면 현3리 이동모씨의 밭에 심어진 콩이 아예 발아되지 않고 있다.

양구 최북단 마을이자 대규모 영농단지로 유명한 해안면에도 가뭄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11일 낮 방문한 양구군 해안면 현3리 마을의 농민들은 뙤약볕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흙먼지 풀풀 날리는 밭에서 물을 뿌리느라 여념이 없었다. 밭에 심어진 감자와 콩 등 각종 작물은 시들시들 마른 채 처져 있었고 농민들은 새로 태어난 자식에게 젖을 물리듯 정성을 다해 물을 뿌리고 있었다. 하지만 밭을 충분히 적시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박용익(60)씨가 3,300여㎡의 밭에 심은 감자는 지금쯤이면 꽃이 활짝 피어야 하지만 사상 최대의 가뭄으로 생육이 제대로 되지 않아 올해 수확량은 예년의 30%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3리 신현근(50) 이장은 올해 피서철에 출하하기 위해 1만여㎡의 밭에 계약재배를 통해 옥수수를 심었으나 생육이 부진한데다 마름 현상으로 이대로라면 제대로 수확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신 이장은 콩은 종자를 구입했지만 아예 심지도 못하고 있다. 인근에 있는 이동모(75)씨는 밭에 콩을 심었지만 아예 발아가 되지 않자 올해는 수확을 포기하다시피 했다. 2001년 이후 사상 최대의 가뭄에 농작물 피해가 확산되고 있으나 농민들은 눈앞에서 벌어지는 피해에도 손을 쓸 수 없어 애만 태우고 있다.

신현근 이장은 “불가피한 재난에 대한 피해 조사와 보상 등 정부의 대책 마련이 필요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했다.

전창범 군수는 최근 읍·면사무소에 가뭄 극복을 위한 지원책을 신속하게 시행하라고 지시했고 해안면사무소도 호스와 스프링클러 등의 지원에 나섰다. 펀치볼 마을의 타들어 가는 밭에서 농민들의 속도 새까맣게 타들어 가고 있다.

양구=심은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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