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곡폭포.
아홉 굽이 돌아 떨어지는
웅장한 물줄기라
구곡폭포라 불렸다.
구곡폭포는
춘천시 남산면 강촌리에 위치한
봉화산 기슭에 있는
높이 50m의 폭포다.
주변에 솟은 검봉과 울창한 숲,
그리고 기암절벽에서 내뿜는
폭포수가 어우러져
장관을 이룬다.
구곡폭포를 모르는
춘천 주민들은 없겠지만
전 국민적 사랑을 받은
강촌만큼
잘 알려진 관광지는 아니다.
오히려
강촌을 더 빛나게 만드는
숨은 관광지인
구곡폭포의
절경과 비경을 만나보자.
매표소서 불과 20분 거리
50m 높이 절경 탄성 자아내
겨울엔 빙벽등반 전국적 명소
캠핑장도 조성 이달 개장 앞둬
40분 더 오르면 문배마을
토속음식점 즐비 별미
경춘선 역사 복원 백양리역
계절별 꽃 만발 뉴트로 감성 자극
■높이와 웅장함을 선보이는 산수(山水)=1981년 2월13일 춘천시 관광지로 지정됐다. '춘천지리지'에 강촌천에 대한 설명을 보면 “남부 산지 분수계(分水界)에서 근원해 서북쪽으로 흐르며 하류에서 구곡천(九曲川)에 유입한다”는 기록이 있다. 과거부터 구곡이라는 지명이 사용된 흔적이다.
구곡폭포 매표소에서 걸어서 20여분 거리에 폭포가 나타나는데 그 높이와 웅장함이 주변 자연경관과 잘 어우러져 있고 기괴한 암석으로 이뤄진 하늘벽 바위 등은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가을 단풍을 배경으로 한 폭포의 모습이 아름답고 입구에서부터 이어지는 970m의 숲길은 사계절 내내 많은 방문객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한여름에는 차가운 물보라와 숲그늘이 시원함을 느끼게 한다. 구곡폭포 산책로 곳곳에는 돌탑 등 조경 휴게지가 조성돼 있다. 또 산책로 구간에는 꿈(희망은 생명), 끼(재능은 발견), 꾀(지혜는 쌓음), 깡(용기는 마음), 꾼(전문가는 숙달), 끈(인맥은 연결고리), 꼴(태도는 됨됨이), 깔(맵시와 솜씨는 곱고 산뜻함), 끝(아름다운 마무리는 내려놓음) 등을 주제로 '스토리텔링 테마간판'이 들어서 있어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아찔함을 선사하는 얼음조각=구곡폭포에서는 겨울철 또 다른 즐길 거리가 만들어진다. 추운 날씨의 도움을 받아 시원한 물줄기는 거대한 빙벽으로 변한다. 시간이 갈수록 빙벽등반 동호인들의 입소문을 타면서 이색체험 관광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동호인들 사이에서 구곡폭포 빙벽의 난이도는 중급에 해당한다. 높이는 50m에 달하며 계곡 밑에서 출발해 10분가량 오르면 빙벽 끝에 다다를 수 있다. 한겨울 구곡폭포 빙벽을 등반하다 보면 온몸은 땀으로 젖는다. 특히 등반 중 얼굴에 살며시 떨어지는 얼음조각은 시원함과 동시에 짜릿함을 선사한다.
■자연과 함께 숨 쉬는 힐링캠프=최근 구곡폭포에는 캠핑장이 조성됐다. 유지·보수와 코로나19 감염병 확산의 영향으로 아직 개장은 못 했지만 구곡폭포 일대 관광활성화의 핵심으로 꼽힌다. 이달 중 개장을 앞두고 막바지 준비가 한창이다. 이 캠핑장의 테마는 '자연과 함께 숨쉬는 공간'이다. 바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는 일상의 쉼표와도 같은 장소로 앞으로 여름에는 주변 계곡의 시원함을 느끼고 겨울에는 빙벽의 장관을 보는 힐링캠프 명소로 기대된다. 관리동 1동, 부대시설 5동, 야영데크 10면, 휴게데크 5면 등이 설치됐고 내부비품은 냉장고, 인덕션, 식탁, 의자, 식기류 등이 있다.
■산 위에 숨은 거룻배 모양의 마을=구곡폭포 입구에서 오른편 등산로를 따라 깔딱고개를 넘어 40여분 정도 올라가면 옛 화전민들이 모여 살았던 문배마을이 모습을 드러낸다. 샘물 맛이 달고 땅은 비옥하며 산으로 둘러싸인 문배마을은 돌배보다는 조금 크고 일반 배보다는 작은 문배나무가 있어 붙여진 이름으로 전해진다. 구곡폭포의 옛 지명인 문폭 뒤에 있는 마을, 또는 모양이 배를 닮았다고 하여 문배마을이 됐다는 설도 있다. 자세히 살펴보면 거룻배 모양을 하고 있다. 문배마을의 시골풍경은 한 폭의 풍경화처럼 고향의 정취를 물씬 풍긴다. 마을에서는 주민들이 산행인을 위해 운영하는 토속음식점에서 산채백반과 직접 키운 토종닭 요리 등을 맛볼 수 있다.
■뉴트로 감성을 자극하는 옛 역사(驛舍)=구곡폭포를 즐기면서 산책로를 따라 내려오면 80여년의 경춘선 역사 플랫폼과 레일을 그대로 복원한 옛 백양리역을 만날 수 있다. 이 곳은 최신 트렌드인 '뉴트로 감성'을 자극해 여러 세대에 인기를 얻고 있는 신규 관광명소다. 역사 주변에 계절별로 메밀꽃과 해바라기를 심어 포토존으로 관심을 끌며 최근에는 여러 예능 촬영지로도 급부상 중이다. 옛 역사를 활용한 전시·체험 프로그램은 가족 또는 연인 단위의 방문객들의 필수 관광코스다. 옷, 모자, 깃발, 장비, 사진 등 100점이 전시돼 있는데다 스탬프 및 기차표 검침가위까지 실제 역무원이 된 것처럼 사진촬영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옛 백양리역 정원에는 메밀, 코스모스, 해바라기가 심어져 만개하는 시기에는 장관을 이룬다.
■에필로그=춘천의 숨은 관광지 구곡폭포는 볼거리, 먹거리 즐길 거리가 가득하다. 주변에 봉화산·검봉산·강촌유원지·삼악산·등선폭포·남이섬·의암호 등 관광명소도 많다. 경춘선복선전철과 경춘국도에서 가깝기 때문에 교통 역시 편리하다. 특히 한때 전 국민들의 사랑을 받았던 강촌유원지와 인접해 있고 서울의 1일 근교관광권에 속해 구곡폭포를 아는 사람들은 몇 번이고 다시 찾아오는 곳이다. 호반의 도시 춘천을 방문한다면 산과 물, 맛있는 음식을 한꺼번에 만끽할 수 있는 구곡폭포를 찾아보자.
하위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