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식당·미용실서 문전박대 당하는 외국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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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클럽발 코로나 확산에 차별 도 넘어

일부 업체 노골적 혐오

이유 없이 '출입금지' 속출

“대중교통 이용도 어려워”

고통 심각 대책 마련 호소

강릉지역 외국인들이 서울 이태원 클럽발(發) 코로나19 확산 이후 외국인에 대한 차별이 심화되고 있다며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강릉에 20년 넘게 거주하면서 원어민 교사 등 외국인들의 카운셀러 역할을 하고 있는 라피나 라이마툴라(여·Rafina raimatulla)씨는 이태원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하면서 외국인에 대한 차별이 더욱 심해졌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오랫동안 강릉에서 거주해 온 외국인들조차 평소 다니던 식당, 카페, 미용실 등에서 별다른 이유 없이 출입을 거부당하고 있다. 일부 카페에서는 영어로 '외국인 출입을 금지한다'는 문구를 출입구에 노골적으로 붙여 놓기까지 했다.

4년 이상 이곳에 거주해 온 또 다른 한 외국인은 최근 평소 다니던 미용실에 갔다가 “이태원 외국인 노(NO)”라며 문전박대를 당했다고 토로했다. 택시 등 대중교통 이용도 어렵다고 호소했다.

이들은 올 4월24일부터 5월6일까지 514명의 한국인 교사와 366명의 영어 원어민 교사 등 880여명의 교사가 이태원을 방문했고 이 가운데 41명이 문제의 클럽을 이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유독 외국인들만 기피 대상으로 지목돼 고통받는 현실에 대해 납득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라피나씨는 “사람들은 자신의 행동이 다른 사람들에게 엄청난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면서 “외국인에 대한 무분별한 차별 행위는 당장 중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최근 “코로나19의 대유행이 외국인 혐오, 희생양과 유언비어 유포의 쓰나미를 촉발시켰다”며 “전 세계적으로 혐오 발언을 종식시키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 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한편 남아메리카 가이아나 태생으로 한국인과 결혼해 세 자녀를 두고 있는 라피나씨는 강릉시민, 외국인 거주자 등 160여명으로 구성된 자원봉사단체 '와카와카 봉사단'의 대표이다. 그녀는 택시 기사들을 상대로 한 영어 수업 등 다양한 자원봉사활동을 한 공로로 2018평창동계올림픽 성화 봉송 주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강릉=고달순기자 dsgo@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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