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현미 장관 사업 속도 강조
“돈이 없지 기술 없나” 농담도
“내년말 착공” 구호 의지 다져
53년만에 동해북부선 복원이 결정된 27일 고성군 제진역에서 10분 거리인 명파리의 한 산기슭을 헤쳐 올라 폭 3m 안팎의 터널 입구에 도착했다. 두꺼운 철문으로 막혀 있는 이곳은 길이 229m로 옛 동해북부선에서 가장 긴 배봉터널의 남측 입구다.
입구의 천장 일부가 무너지고 철로는 토사에 뒤덮인 채 녹슨 철문으로 가로막힌 배봉터널은 현재 동해북부선의 단절을 의미한다. 이날 오전 동해북부선 추진 기념식을 마치고 배봉터널을 찾은 김연철 통일부 장관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최문순 지사 등은 녹슨 철문을 바라보며 많은 상념에 잠긴 듯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현장에서 이 터널의 내부 대부분에서 균열이 일어나고 일부는 함몰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동해북부선 단절 구간에 이처럼 폐쇄된 터널은 7곳이나 된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이걸 다시 쓰긴 어렵겠죠”라고 물었고 현장의 한국철도공단 관계자는 “네 터널을 새롭게 만들어야 한다”고 답했다.
김현미 장관은 53년간 방치됐던 폐철도와 을씨년스러운 터널을 본 후 동해북부선 사업에 속도를 내겠다는 확신을 더욱 굳힌 듯했다.
김 장관은 “이 터널은 보존가치가 있지만 (사업 추진을 위해서는) 보상 등에 더 속도를 내야 할 것 같다. 속도는 여기 있는 모두의 공동책임”이라고 강조했다. “우리가 돈이 없지 기술이야 충분하다”는 농담도 하며 동해북부선의 조기 착공과 개통을 약속했다.
이날 배봉터널을 둘러본 강원도와 통일부, 국토부 관계자들은 폐철도의 현장에서 '내년 말 착공! 파이팅!'이라는 구호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으며 새로운 동해북부선 개통을 위한 의지를 다졌다.
고성=최기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