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몇호인지 말하라” 외치기도
확진자 이송·소독방역 마쳐
“겁이 나서 집 밖으로 나갈 수가 없어요.”
코로나19 확진자 6명이 무더기로 나온 원주시 한 아파트단지는 4일 불안감이 감돌았다. 이 아파트에서는 지난 1일부터 4일까지 3·6·7·11·12번 등 총 5명의 주민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4일에는 관리사무소장까지 13번 확진자로 판정을 받으면서 관리사무소 직원 5명은 물론 경비, 청소 등 용역업체 직원들과 동 대표 등도 검체 검사를 받았다. 관련 시설은 모두 폐쇄 조치됐다.
원주시 재난문자와 뉴스, 관리사무소 방송 등을 통해 확진자 발생 소식을 접한 해당 아파트 주민들은 “아파트에 왜 이 난리가 났는지 모르겠다”고 놀란 모습을 보였다. 오전 10시30분께 원주시보건소 앰뷸런스와 소독차량이 107동 앞에 정차, 차량에서 방호복을 착용한 의료·소독인력들이 내리자 주민들의 불안감은 극에 달했다.
주차를 하다 앰뷸런스를 본 한 주민은 휴대전화로 집에 전화해 '오늘은 절대로 나오지 말라'고 자녀에게 신신당부를 했다. 몇몇 주민은 창문 사이로 빼꼼히 얼굴만 내민 채 상황을 지켜보면서 “몇 호인지 말해요!”라고 큰 소리로 말하기도 했다. 주민 김모(62)씨는 “확진자 바로 옆 라인에 사는데 무서워서 살겠느냐”고 토로했다.
이날 보건당국은 확진자를 원주의료원으로 긴급 이송하고 확진자의 자택, 107동 계단, 엘리베이터, 현관 입구, 관리사무소, 피트니스센터 등에 대한 소독 방역을 완료했다.
아파트 관계자는 “(나도)접촉자여서 지금 바로 검사를 받으러 가야 한다”며 “헛소문이 퍼지면서 2차 피해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한숨지었다.
원주=김설영기자 snow0@kw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