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국민에 웃음준 국민울보 손흥민

손흥민 우승후보 독일 꺾는 반전드라마에 온국민 감격

◇27일(현지시간)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3차전 한국과 독일의 경기 2-0으로 승리한 대한민국 손흥민이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사진 출처=연합뉴스.

월드컵경기 팀 패배 때마다 울음 터트려 화제

주장 완장 차고 뛰며 쐐기골… 이번엔 승리의 눈물

월드컵만 되면 울음을 터트린 '울보'가 극적인 반전 드라마의 주인공이 됐다. 한국 축구 대표팀 에이스 춘천 출신 손흥민(26)은 28일(이하 한국 시간) 한국과 독일의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2대0으로 승리한 뒤 또다시 눈물을 흘렸다.

경기가 끝난 카잔 아레나의 푸른 잔디 위에서 손흥민이 신태용 감독 및 기성용 선수 등과 부둥켜안으며 흘린 눈물은 이전과 달랐다.

그의 눈물 속에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를 꺾은 성취감, 동료에 대한 고마움, 16강 진출 실패의 아쉬움이 복잡하게 얽혀 있었다.

손흥민이 월드컵에서 운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막내로 참가한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지는 것이 싫다”고 울었다. 알제리전 2대4로 완패할 때도, 벨기에와의 경기 0대1로 졌을 때도 그랬다.

이번 러시아에서 울지 않으려 했다. 4년간 독일 분데스리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하며 유럽 최고 선수 반열에 우뚝 선 손흥민은 16강 진출의 고비였던 멕시코와의 2차전 종료 직전 골을 넣었다. 하지만 경기가 끝난 뒤 라커룸에 찾아온 문재인 대통령을 끌어안고 펑펑 울었다. 2연패로 사실상 조별리그 탈락에 대한 분함이었다.

'우승후보' 독일을 2대0으로 잡고 나서도 마찬가지였다. 쐐기골을 터뜨린 손흥민은 경기가 끝나자 캡틴 기성용(29·스완지시티)을 끌어안고 하염없이 울었다. 기성용을 대신해 주장 완장을 찼던 그는 “월드컵에 대한 부담감을 선수들이 나눠 가져준 데 대해서 고마웠다. 제가 그 역할을 잘 못 한것에 대해 매우 미안하고, 고마운 생각이 가장 컸다”며 눈물을 흘린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이대로 돌아갈 수는 없었다”며 마지막 경기에 대한 절실함을 표현했다. 지기 싫어 울었던 4년 전 브라질에서의 눈물과는 달랐다.

손흥민은 이날 한국 축구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 후반 종료 직전 승부에 쐐기를 박는 골을 터뜨린 그는 F조 2차전 멕시코와의 경기 득점에 이어 2경기 연속 골을 기록했다. 한국 월드컵 역사에서 2경기 연속 골은 손흥민이 최초다.

그리고 안정환, 박지성과 함께 한국의 월드컵 최다 골 공동 1위에 이름을 올렸다. 3명의 선수 모두 월드컵에서 총 3골을 기록했다.

한편 한국은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 스웨덴(0대1패)과 멕시코(1대2패)에 2연패를 당한 뒤 독일을 꺾으면서 1승2패(승점 3)를 기록, 독일(1승2패)과 동률을 이뤘지만 골득실에서 앞서 F조 3위로 대회를 끝냈다. 한국은 16강 진출의 기적을 노렸지만 스웨덴(2승1패)이 멕시코를 3대0으로 물리치면서 아쉽게 뜻을 이루지는 못했다.

하지만 '원팀'이 된 태극전사들은 마지막 경기에서 피파랭킹 1위 독일을 격파하며 세계 축구팬들의 뇌리에 깊은 인상을 남겨줬다. 2014년 브라질 대회 우승팀인 독일도 한국에 패하면서 꼴찌로 밀려 조별리그 탈락의 비운을 맛봤다.

강경모기자 kmriver@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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