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인문학교 만학도 13명
폐교 위기 속 수능 최선
8일 전국적으로 일제히 치러진 201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 강릉인문학교 만학도 13명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평균 연령 50세. 공부가 하고 싶어 뒤늦게 찾은 강릉인문학교를 6년동안 다니며 이번 수능을 마지막 도전으로 삼은 이들은 비장한 각오로 시험장에 들어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다.
그동안 수시합격한 사람도 있었지만 학교가 폐교되는 마당에 수능시험을 봐서 뭐하느냐는 부정적 의견도 있었다. 학교가 폐교되면 그렇게 간절히 원했던 고등학교 졸업장을 받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도 떨치기 어려웠다.
이런 와중에 자원봉사로 학교를 이끌어가는 교사들은 “학교가 폐교될지, 여러분의 졸업이 인정이 될지 안될지 아무것도 결정이 나지 않은 상황에서 먼저 포기하지 맙시다. 끝까지 최선을 다해 수능시험을 보고 우리가 할 수 있는 노력을 다 합시다”라며 다독였다. 결국 눈물을 글썽이던 제자들은 눈물을 보이며 학교를 살리는 불씨가 되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이번 수능에 임했다.
남상훈 학생회장은 “3년간 고생했는데 학교 문제나 대학 진학 여부에 상관없이 최선을 다하자. 후회없이 하자 그렇게 서로를 격려했다”며 “우리들의 간절한 소망이 많은 이들에게 전해져 강릉인문학교가 만학도들의 배움의 터전으로 지속되길 바란다”고 했다.
강릉인문학교는 1965년 재건학교로 설립된 후 1989년 학력인정을 받는 야간학교로 운영되면서 만학도에게 소중한 배움의 장이 됐지만 학교장이 도교육청으로부터 지원받은 교사 인건비 등 12억원 상당의 보조금을 편취한 혐의로 법정 구속돼 폐교될 위기에 처해 있다.
강릉=조상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