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릉 가뭄의 장기화로 생활용수는 물론 농업 및 공업용수 부족으로 인한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강원특별자치도와 강릉시가 대책마련에 착수했다.
김광래 강원자치도 경제부지사는 8일 기자간담회에서 “물 사용이 필수인 기업에 물 공급과 가동이 중단될 경우 재가동이 불가능한 심각한 문제가 올 수 있다”면서 “물 공급 중단 시 가동이 중단될 수 있는 기업을 전수조사해 설비가 멈추지 않도록 대책을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도에 따르면 물 공급 중단 시 재가동이 어려운 기업체는 바이오 산업, 세라믹 신소재 생산기업, 식품제조업 등을 비롯해 총 77곳이다. 이중에서 하루 30톤 이상의 물이 필요한 업체가 9곳에 달한다. 그동안 강릉의 주력 산업이었던 바이오, 첨단 신소재 기업, 순두부 제조 기업 등이 다수 포함돼있다.
김 부지사는 “정상적인 운영은 어렵더라도 기계가 멈추는 일 만은 막기 위해 기업에 직접 급수차를 보내는 방안까지 마련 중”이라고 설명했다.
중소기업에 대한 긴급 자금 지원도 이뤄진다. 도는 강릉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재해재난기업지원자금과 긴급경영예비자금을 활용, 100억원을 신속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지원 대상은 강릉시로부터 피해 사실을 확인받은 중소기업으로, 기업당 최대 8억원까지 지원 가능하다. 융자 조건은 고정금리 1.5%로 설정했다.
김만호 강원자치도 경제국장은 “도는 가뭄으로 경영난을 겪는 강릉시 기업들이 하루빨리 정상화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일부 아파트 등의 단수가 현실화되면서 이동빨래차, 이동목욕차량의 도입까지도 검토 중이다.
수확철을 앞둔 농촌도 농업용수 부족으로 비상이다. 오봉저수지를 통한 농업용수 공급은 이미 지난달 30일 중단됐다. 강릉시와 농어촌공사 등이 대체 수원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농민들은 물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송정동에서 대파를 재배 중인 권기섭 씨는 “주말에 비가 와 조금은 버티겠지만 지금은 파가 뿌리를 내리고 자라야 할 시기로, 물 공급이 매우 중요하다”며 “배추 농가도 많은데 가장 중요한 시기에 물이 부족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관정이라도 파서 물을 공급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진태 강원자치도지사와 여중협 행정부지사, 김광래 경제부지사는 가뭄 극복까지 강릉 2청사에 번갈아 상주하며 대책을 현장지휘한다.
김 지사는 “행정은 결국 주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존재한다”며 “도의 모든 행정력을 총동원해 시민의 기본 생활이 유지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