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한덕수 권한대행, 대선 출마 여부 질의에 "아직 결정 내리지 않았다…노코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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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와 인터뷰…"권한대행과 선출된 대통령 간 수행 업무 차이 없어"
美 관세 부과에 "맞대응하지 않고 양측이 윈윈할 방법 찾으려 노력"
"협상서 미국산 LNG 등 대미 무역흑자 줄이는 방안 논의할수 있어"
"방위비 분담금 협상 재개 여부는 사안에 따라 재협상에 나설 수도"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2025.4.14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6·3 조기 대선 레이스가 시작된 가운데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20일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 권한대행은 이날 공개된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6월 대선 출마 의사를 묻는 질의에 "노코멘트"라며 이같이 답했다.

한 권한대행은 선출되지 않은 총리로서 대통령 권한대행을 수행하는 데 대한 우려에 관해선 "나의 권한은 헌법과 관련 법률에서 비롯된다"며 "권한대행과 선출된 대통령 간에 수행할 수 있는 업무에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의 무역 협상에서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문제가 함께 논의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안보 문제를 논의할 명확한 틀이 없다"고 말했다.

FT는 한 권한대행이 "사안의 성격에 따라" 주한미군 방위비 협정을 다시 논의할 의사가 있음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총리실은 "우리 정부는 방위비분담특별협정을 충실히 이행해나가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방위비 분담 관련 어떠한 협상 제안도 없으며 어떤 검토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 정부는 지난해 바이든 전 미국 행정부와 2030년까지 적용되는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을 타결했으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9일 한 권한대행과의 통화 직후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글에서 '원스톱 쇼핑'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무역 협상에서 논의할 수 있음을 내비쳤다.

한 대행은 미국의 관세 부과에 대해서는 맞대응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상호이익(win-win)이 되는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산업 역량, 금융 발전, 문화, 성장, 부는 미국의 도움 덕분"이라며 "한국전쟁 이후 미국의 원조와 기술 이전, 투자, 안보 보장 등이 한국을 외국인 투자자에게 매우 편리한 투자 환경으로 만드는 데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한 권한대행은 "(미국과의)협상에서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와 상업용 항공기 구매 등을 포함해 대미 무역 흑자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논의할 의향이 있다"며 "해군 조선 분야에서의 협력 확대가 한미동맹 강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 권한대행은 또 비관세 장벽을 낮추는 방안도 논의될 수 있다고 말했다고 FT는 전했다.

그는 협상의 결과로 "일부 산업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면서도 양국 간 무역의 자유가 확대하면 "한국인의 이익도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4년 11월 4일 국회에서 예산안 시정연설하는 한덕수 총리[연합뉴스 자료사진]

한편, 한 권한대행은 다음 주 국회에서 정부 편성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에 나선다.

한 권한대행은 18일 임시 국무회의에서 12조2천억원 규모의 추경안을 심의·의결하고 국회를 향해 "정치적 고려 없이, 오직 국민과 국가 경제만을 생각하며 대승적으로 논의하시고 신속하게 처리해줄 것을 간곡히 호소한다"고 말했다.

이어 "시급한 정책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민생·경제 회복의 소중한 마중물이 현장으로 적기에 투입되는 것이 너무나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오는 22일께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정부와 국회는 한 권한대행의 시정연설을 위한 국회 본회의 개최 일자를 23∼25일 중 하루로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정연설은 정부가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할 때 하는 연설을 말하며, 대통령이 직접하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이명박 정부 때까지는 취임 첫해만 대통령이 직접하고 이후에는 국무총리가 대독했으며,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부터 2023년까지는 현직 대통령이 직접 시정연설에 나섰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국회와의 대치 상황을 이유로 2024년 시정연설을 거부했으며, 한 권한대행이 국무총리 자격으로 지난해 11월 국회에서 시정연설을 한 바 있다.

한 권한대행이 내주 시정연설에 나선다면 1979년 11월 대통령 권한대행 신분으로 시정연설을 한 최규하 전 대통령 이후 46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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