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이재명 88.15%·김동연 7.54%·김경수 4.31%...李, 민주당 충청 경선서 압승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들이 19일 오후 충북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충청권 합동연설회'에 참석해 있다. 왼쪽부터 이재명, 김경수, 김동연 후보. 2025.4.19 사진=연합뉴스

6·3 조기 대선이 시작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19일 첫 지역순회 경선에서 이재명 후보가 90% 가까운 득표율로 압승했다.

이 후보는 이날 충북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충청권(대전·충남·세종·충북) 경선에서 유효투표 6만4천730표 중 5만7천57표(88.15%)를 얻어 1위를 차지했고, 김동연 후보는 4천883표(7.54%)를 얻어 2위, 김경수 후보는 2천790표(4.31%)를 얻어 3위를 기록했다.

이 후보가 첫 순회경선 지역이자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온 충청권에서 압도적 차이로 승리함에 따라 이 후보는 확실하게 기선을 제압하게 됐다.

향후 이어질 순회 경선에서도 '대세론'이 더욱 탄력을 받고, 정치권의 예상대로 결선투표 없이 본선에 직행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 후보는 첫 경선 승리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원 동지와 대의원 여러분의 과분한 지지에 감사드린다"며 "새로운 나라를 만들어 달라는 열망을 잘 받들겠다"고 말했다.

자신의 고향인 충청권에서 선전을 노렸던 김동연 후보는 이 후보에게 큰 표 차이로 패하면서 반전의 계기를 찾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김경수 후보 역시 20일 지역적 기반인 영남권 경선을 앞두고 있으나, 이 후보와의 격차가 워낙 커 힘에 부치는 모양새다.

김동연 후보는 경선 결과 발표 후 기자들과 만나 "좋은 약이 됐다"며 "다른 지역 경선이 있으므로 더 열심히 해서 좋은 결과를 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경수 후보는 "여러 가지 아쉽지만, 지금부터 시작"이라며 "남은 기간 최선을 다해서 제 진심과 비전을 국민께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이들 세 후보는 영남권(20일), 호남권(26일), 수도권·강원·제주(27일) 순회경선을 치른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들이 19일 오후 충북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충청권 합동연설회'에 참석해 있다. 왼쪽부터 이재명, 김경수, 김동연 후보. 2025.4.19 사진=연합뉴스

한편, 이들 세 후보가 한목소리로 행정수도를 세종으로 옮기겠다고 공약, 정권 교체 시 '세종 시대'가 열릴 가능성이 커졌다. 그러나 당장 대통령 취임 직후 용산 대통령실을 임시방편으로 사용할지 여부 등을 놓고선 세 후보의 의견이 갈렸다.

증세 또는 감세, 탈원전 등 에너지 정책에서도 후보 간 이견이 노출됐다. 이 후보는 증세에 신중하고, 탈원전에도 다소 거리를 두는 모습이다.

세 후보의 공약·발언을 종합하면, 이들은 모두 행정수도와 대통령실을 세종으로 옮기겠다는 구상에 공통분모를 형성했다.

다만 조기 대선으로 선출되는 차기 대통령이 인수위원회 없이 즉시 취임하는 가운데, 파면된 윤석열 전 대통령의 상징 격인 용산 대통령실을 두고는 입장이 갈린다.

이 후보는 지난 18일 토론회에서 "용산을 우선 쓰면서 신속히 청와대를 보수해 들어가는 게 좋겠다"며 "임기 내 세종 집무실을 완공하면 마지막 종착지가 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이 후보가 용산 대통령실 및 청와대 사용에 대해 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이와 달리 김동연·김경수 후보는 용산 대통령실은 단 하루도 써서는 안 된다며, 임기 시작과 동시에 세종에서 집무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와 김동연·김경수 후보는 증세 등 조세 정책을 두고도 입장이 상반된다.

두 김 후보는 국가의 적극 재정 필요성을 강조하며 '증세 카드'를 들고나왔으나, 이 후보는 지출 조정이 먼저라며 증세에 선을 그었다.

이 후보는 토론회에서 "경제가 너무 어려워 정부의 부담을 민감에 떠넘기는 증세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현 단계에서 필요 재원은 재정 지출 조정 등으로 마련하고, 성장률을 회복해 근본 대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주자인 이재명(오른쪽부터)·김경수·김동연 후보가 18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에서 첫 TV토론회를 시작하고 있다. 2025.4.18 [국회사진기자단]

이에 다른 두 후보는 "그렇게는 재정 확보가 어렵다"(김경수), "지출 조정 전제는 당연히 충족해야 하는 것이고, 포퓰리즘적 감세 경쟁은 정직하지 않다"(김동연)고 반박했다.

민주당 경선 후보들은 문재인 정부 시절 추진됐던 '탈원전'을 두고도 입장차를 나타냈다.

이 후보의 경우 그간 탈원전 기조에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여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후보 정책 자문 조직인 '성장과 통합' 역시 "합리적 에너지 믹스 정책이 필요하다"며 "과거의 정책과 기본적으로 다르게 접근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동연 후보는 원전의 적정 수준 관리를, 김경수 후보는 재생에너지 확대와 원전의 단계적 축소를 주장하며 이 후보와 결이 다른 모습이다.

세 후보는 모두 AI(인공지능) 등 첨단 산업 분야에 대해서는 국가의 적극적인 투자를 강조하며 100조원 단위의 투자 구상을 제시했다.

군 모병제 전환에 대해서도 유사한 인식이 읽힌다.

이 후보는 "수십만 청년을 병영에 가둬놓는 게 효율적인가. 징병제와 모병제의 장점을 섞어 선택적 모병제를 운영하는 게 맞다"고 밝혔고, 김동연 후보는 2035년까지 단계적으로 모병제로 전환하겠다고 공약했다. 김경수 후보는 조만간 국방 공약을 제시할 예정이다.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피플&피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