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강원지역 고용센터의 문턱이 닳는 이유는?

트럼프發 보호무역·사회적 불확실성 맞물려 고용시장 찬바람
“직무 경력 단절 후 일자리 찾기 쉽지 않아 실업급여 수령 한숨”
실업급여 반복 수령 사례 급증…지난해 수령자 중 4.2% 해당

◇16일 고용노동부 춘천고용복지플러스센터. 실업급여 신청 창구가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사진=손지찬 기자

장기화된 내수 침체로 숙박업·음식점업·건설업 등 주요 업종이 전례없는 불황을 겪고 있다. 내수 부진이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 기조와 국내 정치적 혼란 등 사회적 불확실성이 겹치면서 고용시장에는 매서운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20대부터 60대까지 “일자리 없다”=16일 오전 고용노동부 춘천고용복지플러스센터. 이른 아침부터 실업급여 신청 및 수급 창구에는 70여명이 몰리며 북새통을 이뤘다. 신청자들은 20대 청년부터 60대 이상 고령층까지 다양했다. 센터 한편에는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취업상담을 문의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강식(62)씨는 “30년간 건설업에 종사했는데 최근 일이 완전히 끊겼다”며 “날이 풀려도 일감이 없어 지푸라기도 잡는 심정으로 취업 상담 창구를 찾았다”고 털어놨다. 5년간 어린이집에서 일을 하다가 개인사정으로 잠시 쉬었던 김모(여·33)씨도 9개월째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김씨는 “직무경력이 단절되면서 직장에 다시 취직하기가 어려워졌다”면서 “실업급여 수급이 끝나도 일을 구하지 못할까봐 두렵다”고 말했다. 식당 종사자 박모(45)씨는 “가게 사정이 나빠져 손님이 늘어나면 다시 일하기로 하고 그만뒀다”면서 “실업급여로 버티며 경제가 좋아지기 만을 바라고 있다”고 한숨 지었다.

고용노동부는 실업급여 대상자에게 취업알선, 구인구직 행사, 국민취업지원제도 및 직업훈련 연계 재취업을 지원하고 있다. 춘천고용복지플러스센터 재취업 지원 서비스를 통해 2024년 총 118명이 일자리를 구했다.

■실업급여 신청·수급 해마다 상승=하락하는 경제지표와 가계·기업심리 위축, 건설산업의 연이은 붕괴 등 사회 전반에 걸친 경제 위기가 고스란히 고용시장에 반영되며 실업급여 신청자는 폭증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집계 결과 최근 5년간(2020~2024년) 강원지역 실업급여 지급 건수는 총 123만4,614건으로 연평균 24만7,000여건에 달한다. 올해는 3월까지 6만9,728건, 하루 평균 873건의 실업급여가 지급됐다.

실업급여를 처음 신청하는 실직자들도 늘었다. 2020년부터 올해 3월까지 실업급여 신규 신청자는 21만4,098명에 달한다. 경기침체가 장기화 되며 실업급여를 두번 이상 받아가는 사례도 늘고 있다. 지난해 강원지역 전체 실업급여 수급 건수는 24만6,083건이며 이중 1만335건(4.2%)이 반복 수령 건수로 파악됐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지속된 고용 침체로 누적된 실업자가 많아 실업급여 수령자는 계속 증가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이어 “구직활동 지도를 강화하고 있으며, 실업급여 허위 수급 사례에 대해서는 행정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16일 고용노동부 춘천고용복지플러스센터. 취업 프로그램 포스터가 부착돼 있다. 사진=손지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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