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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푸드테크 전초기지 춘천, 미래 농업 선도 기대

김대훈 호반영농조합법인 이사

‘잘 먹고 잘사는 것’이 가장 중요한 시대, 미래 먹거리의 핵심기술이 춘천에서 꽃핀다. 춘천시는 최근 농림축산식품부 푸드테크 연구지원센터 공모 사업에 최종 선정됐다. 2027년까지 국비 52억5,000만원을 포함한 105억원을 투입해 푸드테크 산업의 전초기지를 구축한다.

세계가 푸드테크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식품의 생산-유통-소비 전 과정에 인공지능(AI), 로봇, 바이오 등 첨단기술이 융합돼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내고 있다. 산업 확장 속도는 놀라울 정도다. 한국농수산식품공사(aT)에 따르면 국내 푸드테크 시장 규모는 2017년 27조 원에서 2022년 61조원으로 2배 넘게 증가했다. 전체 식품산업(570조원)의 약 11%를 차지하고 있으며, 성장률은 약 31%로 산업 전체 평균보다 높다.

푸드테크 산업은 근본적으로 먹고사는 문제와 밀접하다. 팬데믹과 전쟁 등 외부 요인으로 드러난 식량 공급 체계의 취약성, 건강하게 늙는 웰에이징(Well-aging) 등 현대인의 추세를 그대로 반영한다. 식품 판매·관리 등 전 분야에 로봇이 도입되는 디지털화, 무인화, 배달플랫폼의 확대, 대체식과 맞춤형 음식의 개발 등이 모두 푸드테크의 범주에 들어간다.

모든 지자체가 앞다퉈 ‘푸드테크 산업 선도 도시’를 표방하는 가운데 춘천시는 연구지원센터를 유치함으로써 선점 효과를 누리게 됐다. 일찌감치 푸드테크 산업을 지역경제의 신성장동력으로 선정한 시 입장에서는 날개를 단 셈이다.

푸드테크 연구지원센터는 식품 산업 분야에 신기술을 적용하고, 실증과 인증에 이르는 기술혁신의 전 과정을 지원한다.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기술적 수요를 충족시켜 주는 것이다. CJ, 롯데, 대상 등 식품 대기업들이 연구개발 투자에 적극적인 이유도 트렌드에 맞는 기술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푸드테크 산업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지역 식품기업들의 기대도 높다. 푸드테크 연구지원센터에 조성될 입주 공간, 공동 연구장비, 교육 및 컨설팅 장소는 기업의 경쟁력을 높일 것이다. 약 200개의 식품기업과, 바이오산업진흥원을 비롯한 대학과 연구기관의 협력 네트워크도 잘 짜여 있다. 전통 농업뿐만 아니라 바이오, 산림 분야까지 동반 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호재다.

지역 농가도 환영할 만한 소식이다. 계약재배로 생산된 우수한 지역 농산물을 기반하는 것이 춘천형 푸드테크 모델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농림부에 따르면 국내 식품 산업의 해외 원료 의존도는 약 70%이며, 대체식으로 활용되는 식물 단백질의 주원료인 두류는 90%에 달한다. 지속가능한 산업의 성장을 기대하기 위해서는 높은 해외 원료 의존도를 해소하고 안정적인 원료 공급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 IoT, 빅데이터를 활용한 스마트 농법 등으로 기술을 고도화해 생산성을 높이고, 고정적인 소득원을 제공함으로써 지역 농업과의 상생을 도모해야 한다.

다시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이다. 농업은 오랜 시간 인류 역사의 근간이자, 국가 발전의 원동력이었다. 훼손된 농업 가치와 식량 안보의 위기 속, 지역 패러다임을 바꿀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서 미래 농업은 더욱 확장해야 한다. 춘천시와 지역사회의 담대한 도전이 생멸의 갈림길에 선 우리 농업에 활력이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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