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강원포럼]평창이 다시 뜬다

심재국 평창군수

스위스 로잔 올림픽박물관에 가면 입구의 계단과 기둥에 올림픽 개최도시의 이름이 개최 연도 순으로 새겨져 있다. 대한민국은 ‘서울’과 ‘평창’의 두 도시의 이름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11월 세계올림픽도시연맹 유치를 위한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스위스 로잔을 찾았고, 기둥에 새겨진 평창의 이름을 눈에 담을 수 있었다. 자랑스럽고 사랑스러운 이름이다.

대부분의 관광객이라면 타국에서 보는 우리나라의 지역명에 반갑거나 뿌듯한 마음이 들기 마련이지만, 필자가 갖는 느낌은 이보다는 ‘만감이 교차한다’는 말이 더 맞을 듯하다. 2018평창동계올림픽, 2024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며, 해를 넘기고 또 넘겼지만 이러한 느낌은 도통 가시질 않는다.

올림픽 전 강원은 변방으로 취급받았고, 그중에서도 평창은 ‘대한민국 스키 발상지’임에도 두메산골로 치부됐다. ‘올림픽’은 우리의 미래였다. 그만큼 사활을 건 열정들이 모였고, 평창은 두 번의 올림픽을 대성공으로 마무리한 후 전 세계에 통하는 도시 브랜드를 얻었다.

‘그러니 이제 다 된 해피엔딩’이라고 여긴다면 오산이다. 평창은 올림픽으로 여전히 미래를 꿈꾸고 세워 나간다. 지금부터가 더 중요한 설계다.

스위스 로잔은 국제올림픽위원회가 자리한 이후 ‘올림픽 수도’로 불리며 세계적인 국제회의 도시로 성장했다. 아시아 슬라이딩 종목의 중심지인 평창은 국제대회와 회의, 국제스포츠기구를 유치하여 지역의 새로운 발전 동력을 만들고자 그 주요한 발걸음 중 하나로 ‘세계올림픽도시연맹 총회’를 유치했다. 오는 10월 500여명의 국제스포츠 관계자들이 평창을 찾을 것이며, 평창은 내실 있는 총회 운영은 물론, 평창의 매력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

또한 올림픽 경기시설을 활용한 국제대회 개최에도 주력하고 있는데, 국제스포츠협회들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최근에는 2024년 11월 봅슬레이스켈레톤 월드컵 대회에 이어 지난 2월 루지 월드컵 대회를 개최했으며, 앞으로도 각종 국제대회가 지속적으로 열릴 계획이다.

올해 6월에는 ‘평창 올림픽테마파크(가칭)’가 2018올림픽 당시 메달플라자가 있던 자리에 들어선다. 이는 평창올림픽을 기념하는 랜드마크가 되어 평창과 올림픽을 다양한 체험과 즐길 거리로 알리는 대표적인 유산이 될 것이다.

이 밖에도 평창동계스포츠과학센터 건립을 2028년 준공 목표로 추진하고 있고, 2021년 출연한 평창유산재단에서는 올림픽 유산 교육프로그램, 디지털 아카이브 제작, 눈동이패스포트 등 다양한 올림픽 유산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평창의 올림픽 정신이 후세에 전해지도록 세계 청소년들과 전국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드림프로그램, 수호랑스포츠캠프는 이미 엄청난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물론 평창이 올림픽 유산도시로 제2의 도약을 하기 위해서는 군민의 직접적인 참여가 가장 중요하다. 올림픽 정신을 계승한 스포츠의 도시답게 생활체육 활성화, 체육 인프라 확충, 전국 단위 이상 스포츠 대회 유치, 전지훈련팀 유치를 활발히 이어가고 있고, 굿매너 운동 전개로 무형의 올림픽 유산이 생활화되도록 정책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올림픽 이후 평창은 세계인이 찾는 ‘올림픽 레거시 도시’로서 또 한 번 이름을 높이고 있다. 올림픽을 통해 배운 것은 도전과 성장을 통한 화합이었다. 평창의 올림픽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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