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일 제조사 백신도 2배 차이
병원 자체적 가격 결정이 원인
일부 공적물량 확보 필요성 제기
의료업계 “사실상 수익 낮아”
최근 춘천의 한 병원에서 독감 예방주사를 맞은 최모(38)씨는 4만5,000원의 접종비를 내면서 의아해했다. 최씨는 “지인들에게 물어보니 3만원에 맞았다고 했는데 이렇게 차이가 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정부가 예방접종을 강력하게 권고하면서 가격에 대해서는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는 건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사상 초유의 코로나19·독감 동시 유행(트윈데믹)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예방주사 접종비용이 병원별로 많게는 2배 이상 차이 나는 등 천차만별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실제로 도내 병원들은 자체적으로 확보한 백신의 유료 판매비용을 스스로 정하고 있다. 건강보험급여 대상이 아닌 비급여항목이어서 제조사와의 계약에 따라 결정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같은 제조사의 백신도 병원에 따라 가격이 2만원대에서 4만원대까지 2배 이상 차이 난다.
업계에 따르면 A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2종과 B형 바이러스 1종 등 3가지 독감을 예방하는 3가백신의 경우 병원이 제약사에서 구입하는 비용이 8,000원 안팎이다. 여기에 B형 바이러스 1종 예방기능이 추가된 4가백신은 1만4,000~1만6,000원 선이다. 접종비용과 비교하면 3가백신은 약 1만5,000~2만원, 4가백신은 약 2만5,000~3만원 정도의 마진이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두고 주민 일각에서는 “경제적 부담으로 인해 독감 예방접종을 포기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코로나19 초기 마스크 공급 정책과 같이 정부가 공적 물량을 확보해 가격을 낮출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병원 측에서는 실질적으로 예방접종료가 비싼 편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한 의료 관계자는 “백신 판매비용의 40% 가까운 금액이 세금과 카드수수료 등으로 빠져나가고 인건비와 운영비를 제외하면 수익이 크지 않다”고 밝혔다. 한편 병원별 백신 가격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홈페이지에서 미리 확인할 수 있다.
이무헌기자 trustme@kw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