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일 오후 사실상 진화가 완료된 안동 산불이 축구장 면적 1천100배가 넘는 산림을 잿더미로 만들었으나 문화재 피해는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문화재청은 이날 "24일 안동 지역에서 발생해 26일 진화 완료된 산불로 인한 문화재 피해는 없었다"며 "병산서원도 건축물은 안전하다"고 밝혔다.
다만 국가지정문화재 사적인 병산서원은 건너편 병산까지 문화재 구역으로 지정됐는데, 병산 수목 일부가 소실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산불 발생 지점에서 멀지 않은 유네스코 세계유산 병산서원과 하회마을은 별다른 피해를 보지 않았다. 산불은 서풍을 타고 동쪽으로 이동했고, 북서쪽 낙동강 건너편에 있는 문화재들에게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문화재청은 24일부터 안전상황실을 운영하고, 경상북도·안동시 등과 협력해 소방차 2대와 인력 30명을 현장에 배치했다. 25일 이후에는 산불이 병산서원 코앞 건너편 산림까지 번지자 헬기 등을 동원해 서원 주변에 여러 차례 물을 뿌렸다. 대기하는 소방차와 인력도 각각 5대, 45명으로 늘렸다.
2005년 불똥이 강풍을 타고 날아가 새로운 산불을 만드는 ‘비화’(飛火)로 강원도 양양 낙산사가 화마에 휩싸였던 경험이 있어 문화재청은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방재 활동을 펼쳤다.
산불이 서원 근처까지 오게 될 경우를 대비해 현판 등 동산문화재를 옮기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다행히 이전 조치는 하지 않았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문화재 구역의 수목 피해 규모를 면밀히 파악해 안동시와 함께 복구 작업을 하려고 한다"며 "문화재 방재 인프라를 지속해서 확충하고, 기술적·제도적 문제점을 보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영 기자·주수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