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좁은 공간에 밀집근무 도내 콜센터 코로나19 집단 감염 우려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도내 근로자 3천여명 달해

보호장비도 제대로 못 갖춰

도 소규모 업체 파악 나서

서울 구로구 콜센터에서 11일 오전까지 93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가운데 도내에서도 밀집 사업장을 중심으로 집단 감염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좁은 환경 속에서 장시간 통화를 하는 콜센터 노동자들은 마스크 수급난 속에서 보호 장비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한 채 위험 부담을 감수하며 일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

도내 한 콜센터에 소속된 A씨는 “조금만 몸을 뒤로 젖혀도 옆 사람의 얼굴을 가까이 맞댈 수밖에 없는 환경에서 일하고 있다”며 “업종 특성상 하도급을 받아 일하기 때문에 원청이 나서지 않으면 노동자들은 계속 위험한 환경에 그대로 노출될 수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도내 최대 규모의 콜센터가 위치한 원주시에서도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원주시에 따르면 KTIS 강원고객센터에 550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것을 비롯해 동부씨앤에스자동차손해사정 147명, 국민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 152명 등 100명 이상 근무하고 있는 콜센터만 3개사에 달한다.

또 (주)앤피디 등 소규모 콜센터까지 합치면 모두 14개사로 근무하고 있는 직원들은 1,114명이다. 이들 콜센터는 자체적으로 소독을 하고 직원들의 발열체크 및 마스크 착용 등을 하고 있지만 좁은 공간에 많은 인원이 밀집해 있어 코로나19 집단감염 취약지로 꼽히고 있다.

도내 전체에 이 같은 소규모 사업장은 35개소이며 3,000여명의 노동자가 소속돼 있는 것으로 강원도는 파악하고 있다. 그러나 도내 곳곳에서 소규모 업체가 산발적으로 운영되고 있어 정확한 파악까지는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콜센터와 같이 노동환경이 열악한 밀집사업장에서 감염이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하고, 지자체와 지역사회가 방역 취약계층 보호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손미아 강원대 의학전문대학원(예방의학) 교수는 “지금과 같은 위기상황에서는 저임금, 하도급 노동자들은 더욱 큰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며 “소규모 집단사업장과 요양병원, 장애인 복지시설 등 밀집해 생활하는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방역을 지원하고 검사를 확대해 지역사회 확산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명우·박서화기자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피플&피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