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으로부터 69년 전, 약관(弱冠) 20세에 제54회 미국 보스턴마라톤대회를 제패하며 한국 마라톤의 위상을 세계에 떨친 춘천 출신 영웅 함기용 선생(사진)이 여전히 건강한 모습을 과시, 환한 미소로 대회 참가자들을 맞이했다.
함기용 선생은 21일 제16회 춘천호반마라톤대회가 열린 춘천 송암레포츠타운 주경기장에서 시총식에 앞서 “올해로 16년간 명실상부 국내 '명품 마라톤 축제'로 확고히 자리매김하며 전국 마라톤 동호인들의 축제장으로 북적이는 모습을 보니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어 “침체기를 걷고 있는 한국 마라톤이 반등하기 위해선 고등부 선수 등 꿈나무 선수들이 대거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고 따끔한 충고도 잊지 않았다.
춘천시 동내면 사암리가 고향인 함 선생은 1946년 16세가 되던 해 당시 전국을 순회하며 마라톤 꿈나무를 발굴하던 고(故) 손기정 선생과 인연을 맺은 것을 계기로 보스턴 신화를 일궈냈듯이 도와 춘천, 한국의 마라톤 발전을 위해 선수 육성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2020년 도쿄올림픽 출전을 위해 담금질 중인 강원도청 소속 황종필과 안별에 대한 각별한 애정도 나타냈다. 함 선생은 “지난해 10월 전북 익산에서 막을 내린 제99회 전국체육대회에서 같은 소속팀의 첫 남녀 동반 우승으로 한국 마라톤 역사에 한 획을 그은 황종필과 안별이 자랑스럽다”며 “남은 기간 불굴의 의지로 노력한다면 올림픽 출전권은 물론 메달도 기대해 볼 만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김지원기자 ji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