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생물이야기]운동 범위가 가장 큰 어깨<1063>

권오길 강원대 명예교수

'어깨가 귀를 넘어서까지 산다'는 속담은 허리가 구부러져 어깨가 귀보다 올라갈 때까지 산다는 뜻으로, 한 일도 없이 오래 삶을 뜻한다. 그렇다. 늙거나 일에 찌든 사람은 삭신이 성한 곳 없고, 어깨 등이 빨리 굽어 목이 어깨 사이로 꺼져 들어간다.

'농부는 늙으면 어깨부터 썩는다'고 했던가. 어깨는 좁은 의미로 어깨관절을 가리키지만, 넓은 의미로는 어깨뼈(견갑골·肩胛骨)와 가슴우리관절(견갑흉곽관절·肩胛胸廓關節) 주위 뼈와 연골조직이 포함된다. 뼈의 차원에서 보면 어깨는 가슴 앞쪽 가운데 있는 복장뼈(흉골·胸骨)에서 목과 앞가슴 사이에서 어깨까지 느슨한 S자 형태로 튀어나온 빗장뼈(쇄골·鎖骨)와 몸통의 뒤쪽과 팔을 연결하는 역삼각형(逆三角形) 모양의 넓적한 어깨뼈를 거쳐 위팔뼈(상완골·上腕骨)로 이어지는 구조다. 어깨는 견갑골(肩甲骨)로 불리기도 한다. 해부학적으로는 팔이 달라붙는 부위로 어깨관절(Shoulder joint)은 타 관절과는 다른 절구관절(Ball-and-socket joint)이다. 소위 '공과 공이 들어가는 구멍'과 같은 모양새라서 구와관절(球窩關節)이라고도 한다. 위팔뼈의 머리는 공(Ball)에 해당하고, 견갑골의 관절은 소켓(Socket)에 해당하며, 둘은 딱 들어맞는다.

이와 같은 뼈들의 연결은 힘줄(Tendons), 인대(Ligaments), 근육(Muscles)이 맡고, 뼈와 뼈가 맞닿는 부분은 물렁뼈로 덮여 있으며, 뼈 사이에는 관절액이나 점액주머니가 있다. 어깨관절은 회전근육과 힘줄로 덮여있고, 팔을 흔들고 돌리며 비틀고 들어 올리는 일을 한다. 그리고 어깨관절은 팔에 붙은 손을 움직이게 하는데 사실 팔은 손을 쓰기 위해 존재한다. 어깨는 우리 몸에서 운동 범위가 가장 크다. 어깨는 손을 광범위하게 움직여 정밀한 운동이나 작업을 가능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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