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생물이야기]생식기는 왜 명칭이 다양할까<1060>

권오길 강원대 명예교수

남녀의 성기 상동관계 속해

발생근원 같지만 형태 달라

남성의 바깥생식기의 이름이 참 많다. 어린아이의 조그맣고 귀여운 '자지'를 '고추(고추자지)'/ '잠지'라 하고, 성인이 되면 비속한 말인 '좆'으로 바뀐다. 그리고 남자의 성기를 흔하게 음경(陰莖·Penis), 남경(男莖·Phallus), 남근(男根)이라 부르고, 속되게 '밑천'이라 부르기도 한다. 그리고 성인 여성의 외부생식기를 음부(陰部) 또는 국부(局部)라 부르고, 음부의 음핵(陰核·Clitoris)은 음경과 상동(相同)관계이고, 남성 생식기의 볼 주머니(음낭·陰囊)와 여성 생식기인 음순(陰脣) 또한 상동이다. 상동이란 발생근원(구조)이 동일하지만 그 기능이나 형태가 다른 것을 뜻한다. 즉, 태아의 초기발생단계에서는 음경과 음핵, 음낭과 음순이 같았으나 점점 다르게 변해 작용이나 생김새가 달라졌다.

'죽은 자식 자지 만져 보기' '죽은 자식 나이 세기'란 이왕 그릇된 일을 자꾸 생각해 봐야 소용없음을, '억새에 자지 베었다'란 대수롭지 아니하게 생각했던 상대에게 뜻밖의 손해를 봄을, '꼬부랑자지 제 발등에 오줌 눈다'란 어리석은 사람은 자기에게 해로운 일만 함을, '문둥이 자지 떼어먹듯'이란 남의 것을 무쪽같이 떼어먹기만 하고 갚을 줄 모름을, '옴 덕에 자지 긁는다'란 남이 꺼리는 일을 할 핑계가 생김을 이르는 말이다.

음경은 오줌(Urea)의 배출과 정액(精液·Semen)의 사출을 겸하는 요도(尿道·Urethra)를 감싸고 있는 남성 생식기의 일부다.

즉, 소변과 정자가 다 같이 요도로 배설된다. 그렇다면 여성에서도 소변과 난자가 같은 길로 나오는가? 그렇지 않다. 난자는 질(膣· Vagina)로, 소변은 요도로 나오니 여성 쪽이 더 분화(分化)해 진화(進化)했다고 말할 수 있다.

피플&피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