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화봉송은 그리스 아테네 헤라신전에서 채화된 성화를 올림픽 개최지의 주경기장 성화대까지 이동시키는 의식으로 대회 홍보나 붐업은 물론 문화적 메시지를 국내외에 전달하는 장(場)으로 적극 활용된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사전에 봉송 경로를 설계해 결정하고 주자를 선발, 감동적인 스토리를 만들어내는가 하면 기발하고 다양한 봉송 방법을 채택해 매스컴의 주목을 받으려고 노력한다.
성화가 처음 등장한 것은 1928년 암스테르담 대회다. 하지만 현재와 같은 형태의 성화봉송 의식이 진행된 첫 대회는 1936년 베를린 대회로 기록돼 있다. 베를린 대회를 앞두고 칼 디엠 조직위원장이 근대 올림픽 창시자인 피에르 드 쿠베르탱 남작에게 고대 올림피아에서 성화를 채화해 여러 사람이 들고 이어 달리는 봉송을 제안한 것이 그 시작이다.
성화봉송은 이후 독일이 올림픽을 정치 선전도구로 활용했다는 비판과 함께 사라질 뻔했지만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올림픽 헌장에 추가하고 1952년 헬싱키 대회부터 의무적으로 시행하도록 했다.
동계올림픽에서는 1964년 인스브루크 대회부터 그리스 채화로 시작되는 성화봉송 전통이 자리를 잡게 됐다.
올림픽 개최지들은 성화를 옮기는 방법이나 경로를 차별화하는 방식으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1952년 헬싱키대회는 최초로 비행기 봉송이 시도됐고, 1976년 몬트리올 대회에서는 이온 입자를 위성으로 전송, 캐나다 오타와에서 받아 불씨를 되살리는 방법으로 성화봉송을 했다. 또 2008년 베이징 대회에서는 에베레스트산을 등반했고, 2014년 소치 대회의 성화는 우주인들과 함께 소유즈 우주선을 타고 대기권 밖에 머물다 다시 지구로 돌아와 다음 주자에게 인계되기도 했다.
평창대회 성화는 10월24일 채화돼 첫 주자인 박지성 전 축구국가대표 선수에게 인계된 후 지난 1일 국내에 도착, 제주도를 시작으로 전국 일주를 진행하고 있다. 성화는 내년 2월9일부터 평창을 밝히게 된다.
오석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