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올림픽 트레킹 로드를 가다]강줄기 산자락 벗삼아 걷는맛이 일품이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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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올림픽아리바우길 1코스

♠♠올림픽아리바우길 첫 구간은 강과 산을 보며 걷는 맛이 좋다. ♠올림픽아리바우길 첫 구간이 시작되는 지점에서는 산비탈면을 따라 개간된 밭들 사이로 주택들이 보인다. ▶▶올림픽아리바우길 1코스 자작나무 숲길 ▶올림픽아리바우길 1코스의 종착지인 나전역 정선=김남덕기자

정선5일장서 시작해 나전역까지

총 17.1㎞에 이르는 제법 긴 구간

조양강을 곁에 두고 걸을 수 있어

1코스 중심부인 한반도지형마을

둘레길 따라 아름다운 풍광 자랑

새리골등산로는 자작나무의 향연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올림픽 명칭 사용을 허용한 유일한 길인 '올림픽아리바우길'은 2018평창동계올림픽 개최를 기념해 올림픽 베뉴도시인 정선, 강릉, 평창을 하나의 길로 잇는 명품트레킹코스로 개발되고 있다. 정선5일장부터 경포해변에 이르기까지 9개 코스로 총연장은 131.7㎞에 이른다. 강원일보는 명품하늘숲길 일부 구간에 이어 강원도, 강릉, 평창, 정선, 강원랜드와의 공동기획으로 올림픽아리바우길 명품화를 위한 탐방에도 나섰다.

# 정선5일장 정(情)을 느끼며 출발!=올림픽아리바우길 1코스의 들머리는 정선5일장이다. 정선5일장에서 시작해 나전역까지 17.1㎞에 이르는 제법 긴 코스다. 굳이 나누자면 '아리길'에 속한다.

취재팀이 트레킹을 시작한 날은 지난달 30일. 날씨가 흐린 탓에 다행히 따가운 햇살은 피할 수 있는 그런 날이었다. 그래도 우리나라 날씨가 그늘만 피하면 시원한 그런 날씨는 아니기 때문에 여전히 후텁지근하다. 정선군청 앞에 차를 세우고 장비를 챙기는데 땀이 비 오듯 쏟아진다.

대충 땀을 닦아내고 정선5일장으로 향했다. 정선장은 2, 7일에 열리기 때문에 시장 안은 예상대로 사람이 많지는 않았다. 시장 초입에서 만난 상인이 건넨 공짜(?) 냉차는 그야말로 꿀맛이다. 모자 쓰고 팔토시 하고 선글라스까지 장착한 행색만 봐도 외지인으로 보이는 우리에게 이것저것 사보라고 권하지도 않는다. 그냥 “천천히 둘러보고 오세요.” 미소섞인 이 한마디뿐이다.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꼭 다시 들르겠노라 말하고는 부지런히 시장을 가로질렀다.

“시원하게 차 한잔 드시고 가세요.” 또 다른 상인이 말을 붙인다. “저기 앞에서 먹었어요. 고맙습니다.” 인정이 정겹다. 시장안에는 수수부꾸미며 콧등치기, 올챙이국수, 전병과 각종 산나물 등이 즐비하다. 한자리 차지하고 먹고 가고 싶지만 갈 길이 멀다. 장날이면 몸을 부대껴야 다닐 수 있을 정도로 북적이는 곳이지만 한산한 분위기다. 그래도 여기저기 둘러볼 수 있어 나름 괜찮다. 머리 위로 정선아리랑 가락이 흐른다. 만항재(본보 6월30일자 22면 보도)에서 들꽃을 보고 정신을 놓았던 것처럼 또 본분을 잊을 뻔했다. 발걸음을 재촉해 정선 2교 쪽으로 향했다.

# '반면교사'… 정선2교를 건너 좌회전=멀리 정선2교가 눈에 들어온다. 아니 솔직히 그리 멀지도 않은 거리다. 뜨끈뜨끈한 지열이 발길을 무디게 하니 그리 느꼈을 수도. 다리 입구 노점상에 앉아 있는 박권화 여량중 선생님이 보인다. 숲해설가이기도 한 박 선생님과는 오늘 코스를 함께하기로 하고 만날 약속을 한 터다.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는 바로 코스 위에 올라탔다. 그와는 이미 구면이다. 사실 전 주에 1코스를 한번 돌았었다. 내비게이션에 중간 기착지만 찍고 트레킹에 나서니 지도가 가르키는 길은 온통 차도였다. “아니, 어떻게 이런 길로 트레킹 코스를 만들 수 있지” 땀을 삐질삐질 흘리고 어찌나 투덜거리면서 걸었던지. 그 길을 따라 가니 당연히 1코스의 메인이라고 할 수 있는 한반도지형마을은 구경도 못했다. 그러던 차에 박 선생님을 만났고, 어느 개그 프로그램의 대사처럼 '그 길'이 '그 길'이 아니라는 사실도 알게 됐다.

“지난주에는 정선 제2교 바로 직전에서 좌회전하셨죠. 거기는 찻길이고요. 1코스를 가시려면 그 길이 아니고 일단 다리를 건너셔야 돼요.”

정선2교를 지나면 왼편으로 뚝방길이 나오고 조금 더 가서 왼쪽으로 접어들면 정선역을 지나는 제대로 된 코스가 나온다. 원래 코스는 정선역 앞을 따라가는 길이지만 뚝방길을 따라가는 코스도 좋다. 조양강을 바로 곁에 두고 걸을 수 있으니 트레킹 코스는 이쪽이 더 어울리지 않을까 싶다.

뚝방길이나 정선역 앞을 지나는 길이나 어느 길을 택하든 결국 만나게 돼 있으니 걱정 안 해도 된다. 날은 후텁지근하지만 강을 끼고 걷는 기분은 언제나 좋다. 바로 전날 비가 와서 그런지 강가 여기저기에 보이던 모래톱은 조금 줄어든 것 같다.

# 여름이라도 강바람은 다르다=정선선 철길을 우로, 조양강을 좌로 두고 한참을 걷다 보니 오른편으로 산길이 나온다. 땀 좀 빼겠다 싶어 오르니 얼마 안 가서 전망대가 보인다. 전망대에 올라 건너편을 바라보면 산을 병풍 삼고 강까지 품에 안은 마을의 자태가 한눈에 들어오는데 멋지다. 어느새 빼꼼히 고개 내민 태양에 뜨끈한 바람까지 살랑 불어 안겼는데도 기분은 나쁘지 않다. 역시 강바람은 다르다.

그리 길지 않은 산길은 정비가 되고 있는 모습이다. 오른편으로 낙석을 막기 위한 안전펜스가 세워져 있고 내리막길에는 걷기 편하게 나무데크도 설치돼 있다. 그래선지 산길인데도 어렵지 않다. 그런데 아까 지나친 '올림픽아리바우길 이용제한 알림' 안내판을 보니 낙석을 우려해 7, 8월에는 이 길의 통행을 제한한다고 한다. 이 기간에는 안전을 고려해 취재진이 실수로 들어섰던 정선2교 직전 좌회전 코스를 택해 정선상수도사업장까지 간 다음 갈림길에서 오른편, 또 다른 갈림길에서 다시 오른편으로 걸어 정선선 철길 아래쪽을 통과하면 전망대에서 봤던 건너편 마을에 도착할 수 있다. 샛길로 접어들지 말고 큰 길로 계속 가면 다리를 만날 수 있는데 그 건너편이 바로 산길에서 빠져나오는 길로 1코스에 합류할 수 있는 지점이다. 산길에서 빠져나오면 아스팔트길이 나온다. 그래서 따가운 지열 때문에 여름에는 걷기에 다소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강바람을 맞고 걸을 수 있고 멀지 않아 뽀송뽀송한 흙길이 나타나니 너무 낙심할 필요는 없다. 길을 따라 반원을 그리면서 그렇게 가다 보면 또 다른 다리가 나온다. 다리를 건너 직진하면 마을을 통과하는 아스팔트길이 이어지기 때문에 다리 끝에서는 오른편 길로 들어서야 한다.

# 한반도지형마을 지나 나전역으로=다리를 건너 끝자락은 1코스의 중심부라고 할 수 있는 '한반도지형마을'에 들어서는 초입새다. 드론을 띄어 올렸는데 촬영에 실패했을 정도로 지역은 넓어 보였다. 나중에 위성사진을 챙겨 보니 제대로 실감이 난다. 우리나라 지도를 펼쳐들고 유심히 본다. 다리를 건너 우리가 발을 디디고 있는 곳은 전남 고창이나 영광쯤이 아닐까 싶다. 이제 함평, 목포를 지나 부산, 울산으로 향한다. 그렇게 여기는 어딜까, 저기는 어딜까 한참을 수다를 떨며 걷다 보니 한반도지형마을 둘레길을 도는 코스도 꽤나 아름게 다가온다. 건너편 산 아래 절경이며, 산과 강을 옆에 거느리고 걷는 기분은 산속 트레킹과는 조금은 다른 느낌이다. 경치에 취해 걷다 보니 어느새 차로와 맞닿은 지점이 나타난다.

부지런히 걸었다. 문곡1반 버스정류장에 다다르니 또 다른 갈림길이 나온다. 올림픽아리바우길에서 유일하게 두 개 코스로 나눠 놓은 지점이다. 한쪽은 강변을 타고 걷는 길이고 다른 한쪽은 산을 타는 길이다. 일명 새리골등산로다. 갈등이 생겼지만 당연(?)히 강변길을 선택. 그런데 또 한참을 걷다 박 선생님이 슬쩍 제안을 해온다. “그 산길 등산로도 한번 경험해 보셔야죠.”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안고 어느새 산길코스의 출구 쪽으로 향했다. 그리고 거꾸로 다시 산을 탔다. 차 한 대는 너끈히 지날 수 있는 길이다. 뭐 있겠나 싶었는데 길 옆으로 도열해 있는 자작나무의 향연이 멋스럽다. 거짓말 조금 보태 안 왔으면 후회할 뻔했다. 정상을 찍고 유턴. 그래도 내리막길이니 좀 낫다. 마을로 내려오니 길 양옆으로 너른 '남평들'이 펼쳐져 있어 가슴이 다 후련하다. 남평들 농로를 타고 걷는다. 드디어 나전역 표지판이 보인다.

정선=오석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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