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일보가 문화체육관광부, 강원도, 동부지방산림청, 국회동계특위, 강원랜드 등과 함께 2018평창동계올림픽 유산 창출을 위한 대형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올림픽 트레킹 로드를 가다'로 명명된 이번 프로젝트는 '명품하늘숲길'과 '올림픽아리바우길' 395.7㎞, '대관령국민행복숲' 3,000ha 등 아름다운 강원도의 자연을 이야기가 흐르는 문화 콘텐츠로 만들어 내는 대장정으로 기사는 물론 사진과 동영상, 드론영상·사진, 360도 VR 영상·사진 등 다양한 플랫폼을 활용해 원소스멀티유즈형 콘텐츠로 제작, 서비스할 예정이다.
(1) 명품하늘숲길 '하늘마중코스'
명품하늘숲길 12개 코스 가운데 첫 번째 코스다. 일단 산행을 시작하면 왜 코스의 이름을 '하늘마중'으로 정했는지 금세 알아차릴 수 있다. 화절령, 새비재를 도는 코스까지 포함한 전체 길이가 40㎞를 족히 넘어서지만 취향에 따라, 컨디션에 따라 코스를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는 것이 또 '하늘마중코스'의 매력이다. 안내판이 잘 설치돼 있기는 하지만 산행을 준비하면서 하이원리조트 사이트(http://high1.com/haneulgil/html.high1)에서 산행지도를 내려 받아 스마트폰에 저장해 놓으면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다는 '마운틴콘도~하이원 C.C' 약 10㎞ 구간을 선택해 트레킹을 시작했다.
호젓한 숲속길 이름모를 야생화 모여사는 '천상의 화원'
◇하늘이 마중을 나온다=“조금 올라가다 보면 그냥 평지예요, 평지.” 마운틴콘도 주차장에 차를 세우다 만난 강원랜드 직원의 말이다. 한마디로 길 자체가 너무 쉽단다. 나무가 드리운 가지들이 얼기설기 이어져 따가운 햇살을 막아주기 때문에 모자도 선글라스도 그다지 필요 없을 거란다. '여기서부터 하늘길 코스 시작입니다' 입구에 자리한 안내판을 뒤로하고 트레킹을 시작했다. 그런데 시작부터 뭔가 속는 기분이다. 길이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빼곡하게 자리 잡은 나무 사이로 난 길은 하늘을 향해 한껏 추켜올려져 있다. 왜 길 이름을 '하늘마중'으로 했는지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하늘이 점점 가까워지는 것 같다. 걸을 때마다 하늘이 마중을 나오는 듯하다. 그렇게 얼마를 걸었을까. 높은 경사로를 지그재그로 꾸민 지점에 다다랐을 때에는 긴 한숨과 함께 내뱉던 투덜거림도 자취를 감췄다. 그제서야 무심히 스친 풍경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고 보니 나무만 있던 게 아니다. 고개를 빼꼼히 쳐든 이름 모를 야생화가 길가로 흐드러지게 피어 있고 정성스레 쌓아 올린 돌탑도 꽤나 멋스럽게 다가온다. 멧돼지 퇴치용으로 만들어 놨다는 나무 북은 지나는 사람마다 툭툭 쳐 보게 하는 재미가 있고, 자주 만나는 작은 쉼터는 친구를 우연히 만난 양 반갑기만 하다. 내리막길에 있는 쉼터 한 놈을 골라 자리를 잡고는 준비한 도시락을 꺼냈다. 피톤치드를 반찬 삼아 먹는 밥맛은 그야말로 꿀맛이다. 간단한 복장을 한 커플이 목례를 하고는 우리 옆을 지나쳤다.
잔잔한 물결에 비친 파란 하늘…연못까지 쪽빛으로 물들여
◇하늘마중코스의 화룡점정 '도롱이 연못'=물 한 움큼을 들이키고는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하지만 얼마 못 가서 널찍한 나무 발코니 전망대로 자연스레 발길이 돌려졌다. 나무들의 어깨동무로 만들어 낸 긴 터널 속에 파묻혀 있다가 뻥 뚫린 공간에 나서니 어쨌든 속이 다 후련하다. 사진 몇 장을 찍고 10여분을 더 걸었다. 드디어 평평한 땅이 보인다. 마운틴콘도 주차장에서 출발해 걷다가 쉬고, 밥 먹고, 또 걷기를 2시간 정도 하고 나서야 발견한 곳이다. “여기부터가 운탄고도인가. 그럼 저기 풀장 같은게 도롱이 연못?” 가까이 다가서니 너무 인공적이다. 자연정화시설이란다. 도롱이 연못은 그곳을 지나 몇백m를 더 가야 나타난다. 그런데 또 오르막길. 그래도 괜찮다. 여기만 지나면 코스 내에서 가장 유명한 '도롱이 연못'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얘기는 바로 '운탄고도'에 들어선다는 신호다. “이야~” 앞서 걷던 사진부장 입에서 탄성이 새어 나왔다. 소리를 따라 고개를 돌리니 길에서 왼편으로 살짝 벗어난 곳에 나무를 호위병처럼 돌려 세운 둥근 연못 하나가 입장한다. 도롱이 연못이다. 탄광의 지하갱도가 무너져 내린 곳에 물이 차오르면서 생겨난 연못이라고 하는데 예쁘다. 연못 위로 펼쳐진 파란 하늘과 나무들의 흐릿한 반영도 수면의 잔잔한 파장을 머금고 멋스럽게 일렁인다. 경외감 섞인 혼잣말이 시나브로 터져나올 정도다. 우리를 앞섰던 커플은 어느새 사진 찍기 삼매경이다. 어느새 나도 엉거주춤 사진 찍기 자세다. 눈으로만 지나치기에는 미련이 남을 비현실적인 풍경이다.
구름이 양탄자처럼 펼쳐진 하늘길…눈으로 그려낸 한폭의 수묵화
◇드디어 '운탄고도'에 서다=도롱이 연못 근처에는 꽤 넓은 공간이 있다. 벤치가 있고 정자도 있다. 운탄고도를 소개하는 안내판도 여러 개 세워져 있다. 차 십여대는 족히 주차할 정도로 너른 공터다. 여기부터 사잇길로 빠지지 않으면 그대로 쭉 운탄고도다. 벤치에 앉아 등산화 끈을 고쳐 매고는 운탄길, 운탄고도에 올라섰다. 차 한 대쯤은 너끈히 지날 수 있을 정도의 넓이고 경사도 완만하다. 하지만 해발고도는 평균 1,100m. 그야말로 하늘 아래 첫길이다. 험한 능선을 따라 산길을 내고, 단단히 다져 임도를 만든 이유는 '운탄고도(運炭高道)'의 뜻을 헤아리면 금방 알아차릴 수 있다. '석탄(炭)을 나르던(運) 높은(高) 길(道)'. 그래서 그런지 자잘한 돌멩이가 가득한 길바닥은 아직도 거뭇거뭇하다. 그 당시 산중에서 캐낸 석탄을 인근에 있는 함백역까지 옮기기 위한 용도로 이 길은 만들어졌다. 수십년이 흐른 지금, 이곳은 구름이 양탄자처럼 펼쳐진 고원의 길이라는 뜻의 '운탄고도(雲坦高道)'로도 불리며 국내 최고의 트레킹 코스로 사랑받고 있다. 역시 명성대로다. 길을 걸으면 오른편으로 산의 능선이 따라온다. 산줄기를 발 아래 두고 걷는 특이한 경험이다. 건너편 산머리도 딱 내 어깨 높이 정도로 보인다. 구름도 잘못 지나다가는 걸리겠다 싶다. 이리저리 풍경을 살피다 보니 멀리 미소를 머금은 광부 아저씨 한 분이 손을 흔들며 우리를 반긴다. 나머지 한 손에는 도시락도 들려 있다. 1177坑(갱)이다. 직접 갱도 안에도 들어가 볼 수 있게 해 놓았다. 한참을 놀다 발걸음을 재촉했다. 길 곳곳에서 숨은 풍경들이 스르륵하고 펼쳐진다. 산들의 겹쳐 있는 선들이 미세하게 색을 달리한다. 일부러 농담(濃淡)을 준 것처럼 여간 아름다운 게 아니다. 어느새 또 다른 전망대가 나타났다. 이제 코스의 끄트머리다.
오석기기자 sgtoh@kw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