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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옥수수 특화마을 단 한푼도 못 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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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지역 가뭄 심각

◇인제 남면 관대리의 한 밭에 심어진 옥수수들이 장기간 가뭄으로 제대로 성장하지 못하고 잎이 말라 죽는 등 큰 피해를 입고 있다.

휴가철 대목에도 옥수수 안자라 수확도 포기

블루베리·콩 등도 수확량 줄어 농민 한숨만

지난 11일 오전에 찾은 인제군 남면 관대리 옥수수·블루베리 특화마을. 여름휴가철 대목을 앞두고 본격 출하될 옥수수 수확을 준비해야 할 들녘은 농민들의 한숨으로 가득 찼다.

7월 초·중순이면 어른 키를 훌쩍 넘기고도 남아야 할 옥수수 줄기는 허리춤밖에 닿지 않았고, 속이 꽉 차야 할 옥수수는 붉은 수염이 마르지 않은 채 서 있었다. 농민들은 “장기간 가뭄으로 옥수수가 제대로 자라지 못한데다가 상품으로 내다팔 수 없을 정도로 알맹이가 차지 않아 수확을 포기한 상태”라며 “옥수수 특화마을이라 매년 옥수수로 가구당 1,000여만원 이상의 소득을 올렸지만 올해는 한푼도 만져 볼 수 없는 등 한해 농사를 망쳤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블루베리 또한 가뭄에 수확량이 곤두박질쳤다. 구본준(48)씨는 “해마다 3,300여㎡ 면적의 블루베리 밭에서 1,500여㎏을 수확했지만 올해는 900㎏ 정도에 그치는 등 전체적으로 수확량이 30% 가량 줄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소양호 담수지역 인근 밭에 심어진 콩도 사정은 마찬가지. 짙은 녹색으로 밭을 덮어야 할 콩들은 제대로 성장하지 못해 듬성듬성 힘겹게 자라고 있었다. 가뭄에 밭이 시멘트 바닥처럼 단단하게 굳어 있어 작물을 심을 엄두를 내지 못해 묵히고 있는 밭이 관대리에만 6만6,000여㎡에 달한다는 게 주민들의 설명이다. 심영근 이장은 “소양호가 마을 앞에 있는데도 농업용수로 사용할 수 없어 그림의 떡”이라며 “앞으로 하늘만 쳐다보고 농사를 지을 수도 없는 노릇이라 마을에 저수지를 만들어 줘 농민들이 물 걱정 없이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제=권원근기자 stone1@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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