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변 개장 첫 주말 피서객 북적
농작물 수확 포기 농가 속출
지난 주말과 휴일 동해안 해변에는 25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몰렸다. 그러나 영서 내륙권 일부 지역에는 극심한 가뭄으로 식수 부족 현상까지 나타났다. 모두 '폭염' 탓이다.
■동해안 해변 관광객 몰려
개장 후 첫 주말을 맞이한 동해안 해변은 피서객들로 북적이면서 겨울철 폭설과 세월호 사고로 침체된 지역경제가 모처럼 활기를 되찾았다.
한낮 최고기온 31도를 기록한 13일 강릉 경포해변에는 수백 개의 파라솔에 연인과 가족, 친구 등 관광객들로 가득했다. 연일 계속되는 폭염을 잊기 위해 관광객들은 바닷속으로 뛰어들어 갔다. 김석환(44·경기)씨는 “더운 날씨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았었는데 동해안에 오니 너무 좋다”고 했다.
도 환동해본부에 따르면 해변 개장 이후 동해안 해변을 찾은 관광객은 13일 현재 강릉 7만283명, 고성 1만6,126명, 동해 5만702명, 삼척 2만5,000명, 속초 7만4,521명, 양양 2만8,772명 등 총 26만5,404명에 달했다. 주말 하루 동안 도내를 찾은 차량도 30만5,000여대로 평일 평균보다 10만대가 늘었다.
강릉시 관계자는 “더운 날씨로 인해 관광객들이 더 많아진 만큼 지역경기에 도움이 되도록 안전과 편의시설 관리에 더욱 힘쓰겠다”고 했다.
■식수 없어 비상공급 급증
반면 영서 내륙권의 일부 지역에서는 극심한 가뭄으로 먹을 물조차 없어 주민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
13일 기상청에 따르면 춘천 원주 홍천 횡성 철원 화천 양구 인제 등은 '매우가뭄'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인해 춘천시 서면 당림2리와 사북면 지암리 등 일부 지역은 지난달부터 외부의 도움 없이는 단 한 방울의 물도 구하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도소방본부에서 긴급 지원하는 물도 늘어 지난달에는 5월보다 2배 이상 증가한 1,111톤이 나갔고 이달에만 14곳에 48톤의 물이 추가 공급됐다.
농산물 피해도 급증하고 있다. 인제에서는 옥수수를 비롯해 콩, 들깨 등이 말라서 수확을 포기한 농가가 속출하고 있고, 화천 등의 축산농가들은 폭염으로 사료조차 먹지 못하는 가축들로 애를 태우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도내 78개 농업용 저수지의 평균저수량은 42.6%로 예년의 73%에 비해 한참 부족하다. 특히 내륙북부 접경지역의 저수율은 33%대로 가장 낮다. 문제는 당장 해결방안이 없다는 데 있다. 기상청은 오는 16일까지 낮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무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예보했다. 17, 18일 비가 예보돼있으나 현재의 가뭄을 해갈시킬 지는 미지수다.
도소방본부 관계자는 “당분간 용수지원 요청이 쇄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기영·강경모·임재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