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신년특집]<시>신춘문예 당선소감

갈 길이 멀기만 하다

사람들은 수없는 관계의 그물 속에서 산다.

그 인연의 끈들 중에는 너무 오래돼 낡아서 끊어져 버린 끈도 있고, 벌써 끊어질 수도 있는 끈을 추억에 비끄러매어 잡고 있는 끈도 있다.

놓쳐버리면 삶이 무의미해지는 끈도 있고, 잡고 있을수록 힘을 주는 끈도 있다.

내가 시(詩)라는 한 매듭을 달고 산 20년 동안, 거미줄에 걸린 듯 끊어버리고 도망치려 했던 적도 있었고, 시와 일정한 거리를 두고 멀어지는 것만을 안타까워했던 시기도 있었다.

때로는 시에 너무 매달려 삶이 무거워졌던 적도 있었다.

그렇게 잡고 온 20년 동안의 시가 겉으로 보기엔 아무 것도 준 것이 없다고 느껴질 때 우울했습니다.

당선 소식을 들은 기쁜 날 아는 형의 시가 떠오르는 것은 왜일까요?

이십여 년 동안 써 온 시를 줄줄이 묶어 혹 시집 한 권 내게 되면/ 책을 텔레비전 받침대로 쓰는 친구에게 꼭 줘야겠다.

/찌개그릇 받침으로 가끔 쓰는 아내에게도 한 권 주고.

갈 길이 멀기만 하다.

하지만 앞으로는 헤쳐 나가야 하는 이 안갯 속의 길을 즐거운 마음으로 가고 싶다.

그 길을 언제까지나 함께 가 줄 거라고 믿는 친구 권택삼과 이상문 형, 그리고 끝까지 나를 믿어준 아내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그리고 새로운 에너지를 충전해 주신 이승훈, 이영춘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유태안 △1963년 횡성 출생 △강원대 국어국문학과 졸업 △시문 동인 △강원고 국어교사

강원의 역사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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