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심을 거쳐 본심에 올라온 열다섯 분의 응모작 가운데 마지막까지 논의의 대상이 된 것은 한영서씨의 ‘나무 위의 아이’ 외 6편과 위나정씨의 ‘오징어’ 외 4편, 그리고 유태안씨의 ‘관계1’ 외 4편이었다.
한영서씨의 작품들은 오랜 습작의 흔적이 역력히 보인다.
‘나무 위의 아이’는 잃어버린 동심의 세계를 동경하는 순수성과 추상적 이미지를 형상화한 면이 돋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품 전체적으로 볼 때 기존의 서정적 틀에 고착되어 있어 독착성이 미흡하여 새롭게 읽히지 않는다.
시적 언어감각과 어휘 선택, 언어 배치에 따르는 문장호응도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위나정씨의 ‘오징어’ 외 4편은 일정한 문학적 수준을 유지한 작품들이었다.
‘오징어’는 선착장의 풍경으로 죽어가는 오징어를 통해 이 시대 삶의 알레고리를 잘 형상화한 작품이다.
긴장감 있는 리듬감각과 상황묘사, 언어구사 능력도 뛰어나다.
그러나 화자의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약한 것이 흠결로 남는다.
독창성을 지닌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훈련이 필요하다.
‘관계1’ 외 4편을 응모한 유태안씨의 작품은 입체적 구성으로 TV드라마와 나와 그리고 아내와의 관계, 그 관계에서 비롯되는 사이 ‘틈’의 장면을 절묘하게 매치해 마치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것 같이 형상화시킨 수작이다.
독창적인 구조와 시적 언어감각과 시의 생명인 리듬감각까지 고루 갖추고 있어서 당선작으로 미는데 쉽게 의견일치를 보았다.
그러나 평범하고 안일한 소재선택이나 추상적인 시제들은 고려해야 할 요소들로 남는다.
그의 당선을 축하하면서 앞으로 더 큰 정진을 기대한다.
이승훈(한양대 명예교수)·이영춘(한국시인협회 심의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