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업 나섰던 장비 고장으로 12가구 외부와 단절
2㎞ 떨어진 흘1리 주민들 트랙터로 겨우 길 뚫어
“1m 이상 내린 폭설로 오도 가도 못하는 말 그대로 고립무원의 상황입니다.”
고성군 간성읍 흘2리 속칭 ‘중흘리’ 마을은 동해안 전역에 쏟아진 폭설로 마을 전체가 눈 속에 파묻혔다.
이로 인해 흘2리 마을 주민 12가구 15명은 외부와 완전 단절됐다.
해당 마을을 찾기 위해 22일 오전 고성군 간성읍에서 인제군 북면을 연결하는 국도 46호선을 따라 진부령 정상으로 향했다.
강릉국도관리사무소 소속 유니목과 제설덤프들이 이날 새벽부터 길을 뚫어 진부령 고갯길은 차량 소통이 원활했지만 정상에서 흘1리를 연결하는 농어촌도로는 내린 눈이 얼어붙어 4륜구동 차량만 겨우 다닐 지경이었다.
진부령 정상에서 30여분을 걸어 고개를 넘자 국내 최고의 설질을 자랑하던 ‘알프스스키장’이 시야에 들어왔다.
2006년 4월 경영난으로 장기 휴업에 들어갔던 해당 스키장은 지난 7월 리모델링 공사에 착수했지만 시공사 자금난으로 10월부터 공사가 중단돼 1m가 넘는 자연설도 ‘그림의 떡’인 상황이다.
그나마 흘1리 마을은 주민들이 트랙터를 끌고 나오고 알프스스키장 공사차량들이 제설작업에 나서 겨우 눈길을 뚫었지만 대부분의 차량들은 눈 속에 파묻혀 있었다.
이인섭(여·60·고성군간성읍)씨는 “전날 밤 뇌경색을 앓고 있는 남편과 함께 인제의 한 병원에 다녀오다 눈이 너무 쌓여 진부령 정상에 차를 세워놓고 함께 고갯길을 걸어서 넘었다”며 “눈이 더 내리면 병원 다닐 길이 걱정”이라고 한 숨을 내쉬었다.
알프스스키장이 위치한 흘1리에서 고립된 흘2리까지는 약 2㎞ 정도.
하지만 전날 밤 고성군청 소속 유니목이 해당 구간 제설에 나섰다가 고장을 일으킨 뒤 아직 제설작업이 이뤄지지 않아 길에는 어른 허리 높이의 눈이 그대로 쌓여 있었다.
정원(46) 흘2리장은 “마을 주민들이 트랙터를 끌고 나왔지만 그것도 눈이 10∼20㎝ 왔을 때나 효과가 있지 지금처럼 1m 이상 내리면 대책이 없다”며 “제설장비가 도착할 때만 기다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예전에도 눈이 한번 오면 50∼60㎝씩은 쌓였지만 이처럼 한꺼번에 1m 이상 내린 것은 최근 몇 년 들어 처음 있는 일”이라며 “더욱이 마을 주민 대부분이 고령의 노인들이어서 언제 어떤 일이 닥칠지 걱정이다”고 했다.
고성군은 이날 오후부터 유니목 등 제설장비를 투입해 고립된 흘2리에 대한 제설작업에 나서기로 했다.
고성=최성식기자 choigo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