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 40여년 만에 가장 많은 눈 … 제설 제때 못해
미시령 등 주요 고갯길 관측소도 없어 피해 반복
18년 만에 도내에 100㎝ 이상의 눈이 내렸지만 기상청의 빗나간 엉터리 예보로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했다.
기상청은 지난 21일 오전부터 밤 11시 예보까지 ‘영동지역에는 22일 오전까지 5∼7㎝가량의 눈이 더 내려 8∼20㎝가량의 눈이 쌓이겠다’ 고 전망했다.
하지만 영동지역에는 21, 22일 이틀 동안 미시령에 비공식적으로 115㎝의 눈이 내린 것을 비롯해 속초 62.6㎝, 북강릉 51㎝ 등의 폭설이 내렸다.
도내에 100㎝ 이상의 눈이 내린 것은 1990년 1월31일과 2월1일 이틀간 강릉지역에 138.1㎝의 눈 내린 이후 18년만이다.
기상청 관측 지점 가운데 이틀간 가장 많이 내린 속초도 1969년 2월20일 123.8㎝의 눈이 내린 이후 40여년 만에 가장 많은 눈이 내렸다.
강릉은 22일 새벽 2시∼오전7시 사이에 39㎝의 눈이 내렸으며 속초도 같은 시간 동안 36㎝의 적설량을 기록했다.
새벽 사이 예보의 5배에 달하는 눈이 내린 것이다.
간밤의 기습폭설을 까마득히 몰랐던 당국은 제설작업을 제때 하지 못했으며 주민들은 차량에 쌓인 눈을 치우지 못해 걸어서 출근하는 등 출근길 대혼란이 빚어졌다.
또 산간 오지 마을 주민들은 시내버스 운행이 중단돼 마을에 한때 고립되는 등 극심한 불편을 겪었다.
이처럼 영동지역에서 매년 폭설 피해가 반복되고 있지만 사전에 대비할 수 있는 관측지점은 턱없이 부족하다.
현재 기상청의 적설량관측이 가능한 관측소는 춘천 원주 철원 속초 강릉 동해 대관령 인제 홍천 태백 영월 등 11곳에 불과하다.
더욱이 영서·영동을 잇는 미시령, 한계령, 진부령 등의 주요 고갯길은 눈만 오면 교통이 통제되고 있지만 관측소는 단 한 곳도 없다.
기상청 관계자는 이에 대해 “북쪽에서 확장하는 찬 대륙고기압이 동해상의 습기가 많은 북동풍과 만나 많은 눈이 내렸다”며 “당초 예보 당시에는 북동풍이 약화돼 적설량이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밤 사이 북동풍이 강하게 불어 폭설이 내렸다”고 말했다.
최기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