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뉴스+]춘천 의암댐 존폐논란

 -明 “호반의 도시 이미지 구축” VS 暗 “얻는것 보다 잃는게 크다”

 8,000만톤의 저수량을 자랑하는 의암(衣岩)댐. 지난 1967년 준공, 올해로 정확히 40년의 역사를 갖게 된 의암댐 자체의 이해득실을 따져보자는 의견이 지역사회에서 확산되고 있다.

 최근 댐 수문 위로 물이 넘치는 어처구니 없는 사태가 발생하면서 댐 자체에 대한 존폐논란으로까지 확대된 것이다.

 댐 유지론자들은 의암댐으로 인해 춘천이 '호반의 도시'라는 고유 이미지를 얻을 수 있었다고 주장한다.

 반면 다른 한 쪽에서는 이에 따른 부정적 손실이 더욱 큰 만큼 이제 단계적인 댐 해체를 논의해야 할 때가 왔다는 지적이다.

 ■의암댐으로 인한 명(明)

 의암댐은 제1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에 따라 지난 1967년 춘천시 신동면 의암리에 건설됐다. 엄격히 이야기해서 홍수조절이나 용수공급보다는 수력발전을 전담키 위해 만들어진 댐식 발전소이다.

 발전용량은 4만5,000KW로 건설 당시는 우리나라 총발전량 43만4,000KW 중 10.4%를 차지하는 대용량 발전소였다. 현재 이 비중은 화력, 원자력발전소 등으로 인해 상당부분 줄어들었지만 현재도 매년 1억6,000만KW의 전력을 생산하면서 약 260억원의 대체에너지 효과를 보고 있다. 준공후부터 지난 해까지 이를 합산할 경우 9,900억원이라는 천문학적 액수다.

 또한 발전용 댐이지만 극한 홍수비상시에는 약 5,300여만톤의 물을 저장할 수 있다. 집중호우시 상·하류의 다른 댐들과 연계, 홍수 예방에 큰 기여를 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발전량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댐으로 인한 간접적 효과라고 할 수 있다.

 춘천은 하류의 의암댐과 상류의 소양강댐 춘천댐 등 3개의 댐으로 인해 의암호라는 인공적 호수를 도시 서편으로 끼고 있는 형태를 갖추게 됐다. 실제로 춘천시 면적 1,116㎢ 중 3개의 댐과 각종 제방 등을 통해 끼고 있는 호수 면적이 무려 233㎢로 전체의 21%를 차지한다. 쉽게 말해 춘천이라는 도시를 5등분하면 그 중 하나는 물이라는 뜻이다.

 이런 상황으로 인해 춘천은 호반의 도시라는 국내외적인 도시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었고 관광도시로 부각되는 결정적 계기를 만들었다. 도시 자체를 아늑한 물안개로 유명한 아름다운 관광·휴양도시로 수도권을 비롯한 타 지역 사람들에게 인식케 한 것이다.

 2004년 500만명이 넘는 내·외국인 관광객을 춘천에 유치했고 국가적으로는 한류열풍의 기폭제가 된 드라마 '겨울연가'의 무대도 의암호반이었다. 특히 의암호의 환상적인 전망과 풍취는 이 주변에서 매년 수차례의 마라톤행사 및 축제, 각종 문화행사을 가능케 했다.

 의암호는 이후 지역 내 관광 문화 숙박 레저 분야와 연계, 발전됐고 내수면 어업 낚시 유도선 사업 등을 통해 주민 생계는 물론 지역경제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춘천시 장기 기본 계획의 기본 배경이 되기도 했다. 춘천시 역사 이래 최대의 개발청사진으로 평가받는 G5프로젝트 역시 그 근간은 의암호반의 무궁무진한 잠재력에서 출발한다.

 근화동 지역과 호수 내 곳곳에 호반경관 조망의 최적지로 워터프론트와 생태공원을 조성할 수 있는 것도 그 중심에 의암호가 있기 때문이다.

 소양강댐 흙탕물 사태가 장기화되면서도 아직까지 춘천시민의 식수에 큰 문제가 없는 것 역시 소양호가 아닌 의암호에 설치된 용산정수장이 있어서 가능했다.

 따라서 의암댐을 옹호하는 입장에서는 각종 시간과 직·간접적 비용을 고려할 때 현재 부각되는 댐 폐쇄 주장은 소모적인 논란을 부추킬 뿐이라고 지적한다.

 최성동 전 춘천시의원은 “단편적·지엽적 이유로 댐 해체를 주장할 경우 감당하기 어려운 문제에 봉착하게 될 것”이라며 “호반의 도시라는 독특한 이미지는 지역 발전의 무형적 재산이자 자원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했다.

 ■의암댐으로 인한 암(暗)

 댐 폐쇄를 주장하는 측은 의암댐이 더이상 아무런 기능을 하지 못하고 별다른 혜택이 없는 쓸모 없는 시설이라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의암댐의 현 전력발전량이 국내 전체 수급량으로 볼때 극히 미미한 만큼 발전시설로 큰 기능을 하지 못하고 오히려 댐 운영에 따라 수치로 환산할 수 없는 제약이 더욱 크다는 것이다. 특히 1973년 소양강댐의 건설과 북한 금강산댐 건설 후 저수 유입량이 30% 가까이 줄어든 것도 이를 뒷받침해주고 있다.

 발전판매액(전력생산액) 등 댐으로 인한 수익성이 매년 투입되는 연간경비(총비용)에 비해 현저히 낮다는 점도 댐 폐쇄 논란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이는 소양강댐과 춘천댐의 규모와 기능을 단순 비교하면 간단히 유추할 수 있다.

 의암댐의 저수량은 27억톤인 소양강댐의 30분의 1에 불과한 8,000만톤이고 용수공급량은 소양강댐이 12억톤인 반면 의암댐은 제로다. 실제로 댐의 편익을 따졌을때 아무런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댐 건설당시나 현재 시점을 모두 계산해볼 때 전기생산의 수익과 이에 따른 이익금과 유지비 등을 비교하면 손익분석에서 제로베이스에 가깝다는 주장도 있다. 또한 댐으로 인해 용수공급의 어려움은 물론 홍수 및 수질악화 피해 등이 발생하고 잦은 안개로 교통사고가 빈번히 나타나는 것 역시 큰 문제다.

 최근 춘천시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3년동안 춘천시민 지역내 의료기관을 찾는 가장 많은 질병은 급성 상기도감염(비강·인두·후두 등 기관 전체가 감염되는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발병수치가 전국적으로도 유난히 높은 평균 41~43%를 꾸준하게 보이면서 호수로 인해 발생하는 안개가 시민의 건강에 직·간접인 영향을 준다는 지적이다. 물론 의암댐의 단계적인 철거가 거론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의암호와 팔당호는 물론 춘천 공지천 등 각종 지류의 수질개선 문제와 연관이 깊다.

 자연스럽게 흘러가면서 정화돼야 하는 의암호가 댐으로 인해 장기체류되면서 2차 오염을 심화시키는 구조적 원인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결국 청정수 유지를 위해서는 장마철을 제외하고는 의암댐 수문을 상시 개방해 물의 순환에 따른 자정능력을 회복시켜야 한다는 지적이다.

 의암댐은 또 춘천시의 각종 수변공간 개발정책에도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 호수내 고슴도치섬 중도 붕어섬 등 개발 가능성이 좋은 자연조건이 다수 존재하지만 수도권 상수원 지역에 위치해 각종 규제를 받고 있는 형편이다.

 실제로 붕어섬의 경우, 이 같은 규제에 따른 투자 유치 어려움으로 인해 도와 시가 태양광발전단지라는 차선의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고 이 또한 시의회의 반발 등 갖가지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댐이 철거될 경우, 춘천시 근화동과 신사우동 서면 등 호수 주변지역에 100만~200여만평의 대규모 하천부지가 생겨 도시 발전에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또 거대한 호수가 생기면서 발생한 서면 등 일부 지역의 교통불편과 지방세감소, 골재채취감소, 농임업 소득 감소 피해 등을 계량화하면 엄청난 금액일 것이라는 추정도 나오고 있는 상태다.

 최석범 한강수자원연구소장은 “전력생산을 위해 만들어진 의암댐의 경우, 이제 그 필요성이 점점 더 사라지는 만큼 시민 여론수렴을 통해 다른 대안을 찾을 필요가 있다”며 “의암호변 전체를 공격적으로 개발하고 가능하면 호수 관리권을 시가 인수해 수질개선 등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라고 했다. 지환기자·haji@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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