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릉】모처럼 내린 비다운 비에 강릉시민들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시민 김모(45·강남동)씨는 많은 비가 내리던 지난 13일 오봉저수지를 방문했다. 머리 감는 물을 줄이기 위해 20여년 만에 머리를 짧게 자르고, 주말이면 타 지역에 놀러가는 등 물을 아끼기 위해 총력을 다하던 그에게 이번 비는 말그대로 ‘단비’였기 때문이다.
그는 “오봉저수지를 찾아 비를 맞으니 정말 기분이 좋았다”며 “오봉저수지가 이렇게 마른 것은 처음 본다. 이번 비를 계기로 더 많은 비가 내렸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김씨 외에도 이날 오봉저수지를 찾는 시민들은 많았다. 그만큼 모두가 간절하게 비가 내리기를 바랐다. 지난 11일에는 비와 상극인 어민들마저도 기우제를 지냈으니 시민들의 간절함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다.

지난 11일 밤부터 굵어진 빗줄기가 12일까지 이어지자 SNS와 맘카페 등 커뮤니티에서는 비를 반기는 시민들의 글이 이어졌다.
시민들은 오봉저수지 실시간 저수율을 확인하고, 저수지 인근 CCTV를 보며 기뻐했다. 한 맘카페 회원은 “빗소리에 눈물 나는 아침”이라며 “비가 이렇게 소중한지 처음 깨달았다. 부디 이 비로 보통의 일상으로 돌아가길 간절히 바란다”고 했다.
농민들도 한숨 돌렸다. 강릉시내에 100㎜가 넘는 비가 내리면서 흙이 흩날릴 정도로 메말랐던 밭은 물이 고여 있는 모습이었다. 조병주 강릉시농업인단체협의회장은 “그동안 물을 다른 곳에서 가져오는 등 어려운 부분이 많았는데 비가 많이 내려서 다행”이라며 “이번 비로 향후 20일 정도는 물 부족에 시달리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