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속보=극한폭염과 사상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강릉에 국가가 '재난사태'를 선포된 가운데 가뭄이 장기화 하는 이유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강수량이 충분해도 폭염이 계속돼 증발량이 많아지면 가뭄이 심화되는데 강릉의 경우 올해 여름철 강수량은 평년의 30%에도 못미쳤다.
올해 2월 중순부터 8월 중순까지 6개월간 누적 강수량은 387.7㎜에 불과했다. 지난 한 달(7월 31일부터 8월 30일까지)만 따져보면 강수량이 60.6㎜에 불과해 평년의 5분의 1 수준밖에 안 된다.
강릉 올해 여름 강수량은 187.9㎜로 여름 강수량으론 1917년(187.4㎜)에 이어 관측자료가 확인되는 1912년 이후 두 번째로 적다.
이번 가뭄은 전통적 가뭄과 다른 형태를 보이는 ‘돌발가뭄’으로 분류된다. 전통적 가뭄이 강수량이 적어 수개월에 거쳐 나타나는 반면 돌발가뭄은 예측이 어렵고 단시간에 갑자기 발생한다.
돌발가뭄의 원인으로는 폭염과 여름철 강수량 부족이 대표적이다. 올해 강릉 가뭄에는 두가지 요인이 모두 작용했다. 마른장마로 땅과 대기가 건조해졌고 여름철 극한폭염은 토양의 수분을 더 마르게 했다.
특히 태백산맥을 넘어온 바람이 고온 건조해지는 푄 현상이 주범으로 꼽힌다. 산맥을 넘나드는 바람은 상승 시에는 비를 뿌리고 하강 시에는 고온 건조해진다. 올여름 비구름과 수증기는 주로 서풍 계열의 바람을 타고 한반도로 들어왔는데, 태백산맥에 부딪히며 산맥 서쪽에는 비를 뿌리고, 동쪽으론 고온 건조한 바람만 넘어간 것이다. 따라서 영서지역에 많은 비를 뿌린 반면 영동지역은 가뭄이 발생했다.
강릉지역의 생활용수 87%를 공급하는 오봉저수지의 저수율도 5월에는 평년보다 높아 가뭄을 예측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폭염에 비까지 내리지 않으면서 6월 60%대, 7월 30%대, 8월 20%대 등에 이어 지난 31일 기준 14.9%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수요일을 전후로 동풍 계열의 바람이 불 것으로 보이지만 비를 쏟아낼 정도는 아니라고 기상청은 밝혔다.
당분간 큰비 소식이 없는 만큼 강릉 지역의 가뭄은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 물 부족에 대한 근본 대책이 절실한 상황이다.

한편 기압골의 영향으로 9월 첫날 전국 대부분 지역에 비가 내리겠다. 비가 절실한 강원 동해안엔 5㎜도 내리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밤부터 중부지방에 비가 내리고 있다.
이날 오전 8시까지 인천 옹진군 덕적면에 69.5㎜, 경기 연천군 증면에 61.0㎜, 안산시에 53.5㎜, 서울 금천구에 41.5㎜ 등 수도권 북서부엔 이미 꽤 많은 비가 왔다.
비는 날을 넘겨 이어질 전망으로 경기남부·강원중남부내륙·강원중남부산지는 2일 새벽, 충청은 2일 오전, 남부지방과 제주는 2일 오후까지 가끔 비가 내리겠다.
예상 강수량은 수도권·서해5도·강원내륙·강원산지·광주·전남·부산·울산·경남 30∼80㎜(경기남동부를 제외한 수도권과 강원북부내륙 최대 100㎜ 이상), 충청 20∼60㎜(충남북부서해안 최대 80㎜ 이상), 전북과 제주 10∼60㎜(제주산지·남부·남부중산간 최대 80㎜ 이상), 대구·경북·울릉도·독도 5∼60㎜이다.
내륙에 발달한 기압능이 비구름대 이동을 저지하면서 구름대가 머무는 곳에만 비가 퍼붓는 양상이 나타나겠다.
서울(서남권)과 인천·경기서해안, 경기북부내륙, 제주 등 호우특보가 내려진 지역은 이날 오후까지 시간당 20∼30㎜(일부는 40㎜ 이상)씩 비가 쏟아질 때가 있겠으니 피해가 없도록 대비해야 한다.
비가 절실한 강원 동해안은 이날 오후 5㎜ 미만 비만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전날까지 5㎜ 안팎 정도는 내릴 것으로 예상됐는데, 더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