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주에 거주 중인 김모(56)씨는 운영하던 학원을 2년 전에 정리하고 재취업을 준비하고 있지만 1년여가 넘게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김씨는 “취업할 곳이 마땅치않아 통계조사원 등 단기 아르바이트를 전전하고 있다”며 “젊은층도 취업이 안되는 상황에서 중장년층은 오죽하겠나”고 토로했다.
강릉지역에서 재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이모(여·47)씨는 간호조무사 자격증을 준비하고 있다. 이씨는 “요즘에는 키오스크 때문에 마트 캐셔도 잘 안 뽑는다”며 “주변 또래 지인들도 요양보호사 등 자격증 공부 하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경기 불황에 기업들이 채용을 줄이면서 강원지역 중장년층 취업자가 감소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도내 40~49세 취업자 수는 지난 5월 기준 15만명으로 전년 보다 8,000명(5.3%) 줄었다. 40대 취업자는 2023년 8월부터 1년9개월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50대도 마찬가지다. 50~54세 취업자는 코로나 팬데믹 기간인 2021년에도 10만명을 넘겼지만 지난해 1월 9만명대로 내려앉았다.
반면 내수 부진이 길어지면서 문을 닫는 중장년 자영업자들은 늘고있다. 국세통계를 살펴보면 지난해 도내 자영업자 중 40~50대 폐업자는 6,793명으로 지난해(6,499명)보다 4.5% 늘었다. 전체 45.8%로 연령대 중 폐업률이 가장 높았다. 중장년 자영업자의 폐업은 2022년부터 늘어나는 추세다.
경제 주축을 맡고 있는 4050세대의 취업률 하락세는 인구유출은 물론 지역 경기위기를 가속화 시키는 경고로,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여기에 창업 환경마저 악화되면서 창업자 대부분이 40~50대인 1인 창조기업 비중은 2022년 기준 전국 2.3%에 그치면서 17개 시·도 중 하위권에 머물렀다. 역량있는 중장년의 창업 인프라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자체 및 유관기관은 중장년층의 경제활동 강화를 위한 프로그램 및 사업 마련에 나서고 있다. 횡성군은 최근 열린 ‘2025 횡성 일자리 박람회’에서 중장년층 구직자를 위한 맞춤형 특강을 진행했다.
사회적협동조합 희망리본(이사장:최동혁)은 신중년 퇴직 전문인력을 대상으로 ‘2025년 신중년 사회공헌활동지원사업’을 추진해 올해 총 420명에게 맞춤형 활동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단순한 일회성 업무가 아닌 참가자의 전문성을 반영한 도서관 운영, 행정지원, 복지시설 업무 지원 등의 분야에 배치될 계획이다.
최동혁 사회적협동조합 희망리본 이사장은 “중장년층은 경제 주축을 맡은 중요한 세대”라며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이들의 경제적 역량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