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강원포럼]'강릉 급발진 의심사고' 진실 밝혀져야

김용래 강원특별자치도의원

김용래 도의원

지난 2022년 12월, 강릉에서 끔찍한 사고가 발생했다. 바로 초등학생 이도현 군의 생명을 앗아간 ‘강릉 급발진 의심사고’다. 이 사고는 여전히 그 진상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채 우리 사회의 숙제로 남아 있다.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던 한 가족을 하루아침에 풍비박산 내고 피해 가족뿐 아니라 전 국민에게 충격과 슬픔을 안겨주었다. 사고 이후 피해 가족들은 예측할 수 없던 비극 앞에서 고통과 혼란 속에 빠져 있으며, 지금까지도 명확한 사고 원인 규명이나 책임 소재가 밝혀지지 않아 그 아픔은 계속되고 있다.

필자는 이 안타까운 사고를 알게 된 후 사고의 원인 규명과 피해자 보호를 위해 피해 가족의 생활 지원 및 심리적 안정을 지원하는 조례 제정 및 제도 개선에 힘써왔다. 과정이 쉽진 않았지만 사고 도민 지원과 문제 해결을 위한 최소한의 장치는 필요하기 때문이다. 필자를 포함한 도의회 의원들은 사고의 예방과 진상 규명을 위한 제도 개선 촉구를 건의하는 등 근본적 해결을 위해 목소리를 내왔다. 그러나 이 정도로는 역부족이다. 이 사고는 단순한 개인의 문제가 아닌 도민 모두의 안전과 직결된 문제이므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이것은 법원과 법률개정으로만 가능한 일이다.

급발진 사고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현대 사회 기술적 난제이다. 기술 발전으로 인해 차량의 편의성과 안전성은 지속해서 향상되고 있지만, 급발진 사고와 같은 기술적 결함에 대한 완벽한 예방책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 이러한 상황에서 현행 법률과 제도의 한계는 피해자들이 진실을 밝혀내는 과정에서 심각한 어려움을 겪도록 만들고 있다. 사고의 정확한 원인을 입증하기 위한 기술적 분석은 큰 비용과 전문적인 접근을 요구하며, 피해 가족이 거대 기업을 상대로 홀로 대응하기엔 버거운 현실이다.

피해 가족들은 사건 이후의 법적 공방 속에서 정신적, 경제적 부담을 이중으로 지고 있다. 안타깝게도 현재 우리 사회의 구조상 피해자들은 원인 규명과 보상 문제 해결을 위해 긴 시간과 엄청난 비용을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피해자 가족들의 고통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깊어지고 있다.

오는 5월 13일, 강릉 급발진 의심사고에 대한 1심 판결이 예정되어 있다. 유난히 공방이 무겁게 느껴졌던 이번 판결은 단순히 사고의 책임 소재를 가리는 법적 절차에 머물지 않고, 급속한 기술 발전 시대에 우리 사회가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예상치 못한 사고들을 어떻게 책임지고 관리할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이다.

강원특별자치도민 나아가 국민 모두가 이번 사고에 끝까지 관심을 가져줄 것을 호소한다. 도민들의 관심이 모일수록 공정하고 객관적인 판단을 끌어낼 수 있으며, 사고의 재발을 방지할 수 있는 보다 실효적인 제도 마련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매일 자동차로 하루를 시작하는 우리에게 이 사건은 남의 일이 아니다. 우리 모두의 관심과 참여가 피해 가족에게는 큰 위로와 희망이 되고, 우리 사회 전체에는 더욱 안전한 내일을 만드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진실 규명을 위한 도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성원을 다시 한번 간곡히 요청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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