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 불황 속 외식비, 의류, 신발 등의 물가가 줄줄이 오르면서 강원지역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고 있다.
통계청 나우캐스트에 따르면 도내 신용카드이용액(지난 7일 기준)이 1주일 새 31.9% 감소했다. 내수 부진이 길어지고 있는 탓에 숙박서비스 지출이 28.4%로 가장 크게 줄어들었다. 의류 및 신발, 오락 스포츠 및 문화 등 모든 분야의 소비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영상 구독 서비스 지출금액도 지난해 12월부터 2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도내 가맹점 카드매출액(지난 7일 기준)도 전주 대비 23.7% 떨어졌다. 카드매출액의 감소폭은 비상계엄이 선포됐던 12월 첫째주(-13.8%)보다도 컸다.
이처럼 소비가 얼어붙은 가장 큰 원인은 소비자물가가 꾸준히 오르면서 소비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이다.
‘2025년 2월 강원 소비자물가동향’을 살펴보면 지난달 도내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2.2% 오른 117.74로 집계됐다. 체감물가를 보여주는 생활물가지수 상승폭 또한 3.1%로 전국 평균(2.6%)보다도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출목적별 물가지수는 12개 품목이 전년 대비 모두 상승했다. 기타 상품 및 서비스(4.4%)가 가장 많이 올랐으며 다음으로 음식 및 숙박(3.2%),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2.8%) 순이었다.
물가 상승에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은 실제로 외식비, 구독서비스 등의 지출을 줄이고 있다. 횡성에서 직장생활 중인 김모(34)씨는 “구독했던 OTT플랫폼을 1개만 남겨놓고 모두 해지했다”며 “구독서비스료가 매년 올라 한달에 3~4만원의 지출을 하게 돼 줄일 수 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춘천에 거주 중인 이모(36)씨도 1주일에 세 번 점심도시락을 싸고 있다. 이씨는 “요즘 밖에서 사먹으면 한끼에 1만원도 넘는 경우가 많아 도시락을 싸오고 있는데 식비가 20%가량 줄었다”고 말했다.
고물가가 지속되자 기획재정부는 일자리·소상공인·서민금융 등 1분기 민생·경제 대응 플랜 주요 정책 과제를 신속하게 있게 추진하고 추가 지원 방안을 강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