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 부터 내신 5등급제가 시행되면서 강원지역 학생들이 수도권 학생보다 불리한 상황에 처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9일 교육계에 따르면 내신 5등급제에서는 상위 10%의 학생만 1등급을 받게 되며, 나머지 학생들은 2등급 이하로 구분된다. 기존보다 내신 변별력이 약화되면서 수도권 주요대학은 내신 1등급 이하 등급은 선발하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의대 등 최상위권 대학은 내신등급 완화로 1등급 지원자가 증가하면서 내신만으로는 선발이 어려워져 수능 최저학력기준 강화, 대학별고사 실시 등으로 수험생들의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소규모 학교가 많은 강원지역의 경우, 상위권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학생 수가 크게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예를 들어, 한 학년에 100명이 있는 학교에서는 10명만 1등급을 받을 수 있으며, 나머지 학생들은 2등급 이하로 분류된다. 2등급 이하 학생은 주요대학 진학이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비하기 위해 정시 진학률을 높여야 하지만, 강원지역은 정시보다 수시 진학 비율이 훨씬 높다. 더욱이 수도권 학생들의 정시 강세 현상은 이미 여러 데이터를 통해 입증됐기 때문에 도내 학생들이 불리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 실제로 도교육청이 최근 발표한 2025학년도 대입 등록률에 따르면 도내 수험생 9,765명 중 7,720명이 수시로 대학에 진학해 79.1%의 수시 등록률을 보였다.
도내 한 고교 교사는 “강원지역 학생들이 수능 준비에 어려움을 겪을 경우 수도권 대학 진학을 위해 타지로 유출되는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로 첫 중간고사에서 기대보다 낮은 내신 성적을 받은 고1 학생들이 타 지역으로 전학을 가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역 대학들도 어려움에 직면할 전망이다. 기존에는 학생부 성적을 중심으로 선발해왔던 지역 대학들이 내신 변별력 약화로 학생 모집 방법을 다양화해야 하는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종로학원 관계자는 “내신 5등급제 하에서는 1등급을 받더라도 최상위권 대학 및 의대 진학이 어려워질 수 있다”며 “비수도권 학생들은 수능 대비뿐만 아니라 논술, 면접 등 다양한 전형을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