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1,500억대 벤처펀드, 지역경제 도약 기회 되자면

기업 성장 단계별 맞춤형 지원 체계 마련을
시·군별 분산 투자로 균형 발전 고려할 때
대상 기업 성장 지표 지속적으로 평가해야

강원특별자치도가 중소벤처기업부 주관 지방시대 벤처펀드 공모사업에 선정되며 1,500억원 규모의 강원형 전략산업 투자펀드를 조성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 이는 지역경제 활성화와 첨단산업 육성을 위한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대규모 벤처펀드가 단순히 자금 지원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지역경제 도약의 기회로 작용하기 위해서는 면밀한 전략과 체계적인 준비가 있어야 한다.

먼저, 강원형 전략산업 투자펀드는 반도체, 바이오, 수소, 미래차, 푸드테크, 방위산업 등 6대 첨단산업을 집중 육성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는 산업 유치 차원을 넘어 강원도만의 특화된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투자 유치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성장 단계별 맞춤형 지원 체계를 확립해야 효과를 낼 수 있다. 초기 단계 스타트업에 대한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 중견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후속 투자, 글로벌 진출을 위한 네트워크 구축 등이 유기적으로 연계돼야 한다.

둘째, 투자펀드가 실질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강원도 내 투자 대상 기업들의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 강원도가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고, 기술력 있는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이 성장하도록 연구개발(R&D) 지원, 규제 완화, 산학협력 네트워크 강화 등의 정책이 필요하다. 또한 기업의 혁신성을 평가하는 체계적인 시스템을 도입해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 기업이 우선적으로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셋째, 강원도 내 주요 시·군과의 긴밀한 협력이 요구된다. 이번 투자펀드는 춘천, 원주, 강릉, 태백, 삼척, 홍천, 횡성 등 강원도 주요 도시들이 공동 출자하는 방식으로 조성된다. 이처럼 시·군별로 분산 투자하는 구조에서는 지역 간 균형 발전과 산업 생태계의 연계를 고려해야 한다. 특정 지역에만 집중되지 않고 강원 전역이 골고루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펀드 운용의 방향성을 명확히 설정해야 한다.

넷째, 기업 유치와 함께 투자 생태계 활성화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단순한 자금 지원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투자 흐름이 형성될 수 있도록 엔젤 투자, 프라이빗 펀드, 벤처캐피털(VC) 등 다양한 투자 주체들과의 협력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또한 외부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도록 강원도의 산업 경쟁력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지역의 강점을 활용한 투자 유인책을 마련해 나가야 할 때다. 마지막으로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성과 관리가 필수적이다. 투자펀드가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지 못하면 결국 일회성 지원에 그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투자 대상 기업의 성장 지표를 지속적으로 평가하고, 정책적 피드백을 반영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투자 이후에도 기업의 성과를 추적하고 필요하면 추가적인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는 등 체계적인 관리가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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