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 폐광지역 발전포럼이 지난 2일 하이원리조트 컨벤션호텔에서 열렸다. 이번 포럼은 강원일보사, 강원특별자치도, 삼척시, 태백시, 영월군, 정선군, 강원랜드 등이 공동 주최하고 한국지방신문협회·한국광해광업공단이 후원했다. 이날 제2회의에서는 ‘폐광지역 발전의 새로운 로컬 콘텐츠 모색’을 주제로 4명의 전문가가 폐광지역 현안에 대한 발표를 진행했다. 이어 안경모(전 대통령실 관광진흥비서관) 경희대 관광대학원 명예교수의 사회로 각계각층 전문가와 지역 사회단체장들이 종합토론에 나서 폐광지역 위기 극복을 위한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 주제발표 1 /

△김대정 강원랜드 TF팀장(K-HIT 프로젝트 1.0 성과와 계획)=강원랜드는 국가 간 복합리조트 경쟁에 발맞춰 비카지노 부문의 과감한 투자에 나서고 있다. 일본 등 주변 국가들이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정부 주도의 복합리조트 투자 활성화에 나서고 있으며 강원랜드 오픈 이후 지속되는 규제로 내국인들이 해외로 이탈하고 있다.
지난해 1~5월 99만7,000명이었던 카지노 일반영업장 입장객은 올해 같은 기간 94만6,000명으로 5.1% 감소했다. 또 IT 발전으로 공간적·시간적 제약 없는 온라인 도박에 불법 도박시장도 확대돼 새로운 프로젝트 수립의 필요성이 제기되어 왔다. 합법 시장 규모는 2022년 기준 22조9,000억원에 불과하지만 불법 도박시장은 2019년 81조5,000억원에서 2022년 102조7,000원으로 폭증하기도 했다.
강원랜드는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콘텐츠 개발 및 확대로 강원도와 대한민국을 넘어 전 세계적인 복합리조트로 발돋움하기 위한 ‘K-HIT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2022년 기준 13%에 머물고 있는 비카지노 매출 비중을 30%로 늘리고 정규직 2,355명, 협력사 1,045명 등 신규 고용 창출 3,400명, 680만명의 연간 방문객을 1,200만명으로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웰니스 산림관광, 탄광문화연계관광, 사계절 복합문화공간 조성 등 비카지노 부문에 과감하게 재투자하고 외국인 전용 게임존 구축과 대형 국제행사 유치, K-컬처 프로그램 운영 등을 계획하고 있다. 중장기 마스터플랜 수립과 연계해 국제 기획 디자인 공모도 검토 중이다. 또 단기적으로 카지노 제2영업장 조성, 장기적으로는 5만1,768㎡ 규모의 카지노를 신축할 계획이다. 게임기구 수, 시간총량제, 베팅한도, 매출총량제 등 규제 개선을 통한 카지노 고객서비스를 높여 나갈 방침이다.
/ 주제발표 2 /

△신윤창 강원대 명예교수(하이원리조트의 성공을 위한 필요충분조건)=1995년 한시법으로 제정된 폐광지역 개발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2045년까지 연장됐다. 그러나 싱가포르, 일본, 태국 등에서 카지노가 오픈 또는 예정돼 있는 등 카지노 환경은 점차 악화되고 있어 신속한 대안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국내 폐광지역 발전을 위해서는 메가 이벤트 및 MICE 산업의 접목이 필요하다. 하이원리조트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EXPO(엑스포) 등 메가 이벤트 개최가 있어야 한다. 폐광지역과 하이원리조트의 긍정적 이미지를 확산하고 상호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 특히 엑스포는 생산 중심에서 생활 중심, 양 중심에서 질 중심으로 변화하며 효율성과 다양성을 지역에 부여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중국, 일본, 동남아 등의 부유층 관광객을 유인하는 등 하이원리조트의 글로벌 브랜드화에도 나서야 한다. 디지털 시대로의 변화에도 대비해야 한다. 오픈 AI, 챗GPT 등으로 대변되는 제4차 산업혁명 시대를 준비하고 조직, 인사, 마케팅 등 여러 분야를 디지털 기술과 접목해 하이원리조트를 운영해야 한다. 디지털 기술 발전은 정보의 축적으로 이어져 조직 경영에도 도움이 된다.
외부요인으로는 카지노 세율 인하 및 과도한 규제 완화도 필수다. 사행산업감독위원회의 과도한 규제는 하이원리조트의 국제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교통·통신 인프라 구축을 통한 하이원리조트 접근성도 글로벌 경쟁력의 기준이 된다. 38번 국도의 빠른 개통, 영동고속도로와 연결되는 국도 42호선 4차선 확장 등을 신속하게 해결해야 한다. 이와 함께 하이원리조트와 폐광지역 간의 신뢰, 즉 사회적 자본을 형성해야 중장기적으로 발전 동력을 얻을 수 있다.
/ 주제발표 3 /

△엄광열 영월산업진흥원장(인구소멸 극복을 위한 대체산업 유치전략)=삼척, 태백, 영월, 정선 등 폐광지는 교통 인프라 미흡으로 기업유치 전략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 정부의 단기성과나 선심성 위주의 프로젝트로 지속가능한 사업은 부족하다.
4개 시·군 모두 골프장이나 리조트 등 유사한 개발만 추진되고 있다. 미래의 주역인 교육분야 투자도 적어 인력 양성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 현재 지역개발 재원으로 활용하는 폐광기금을 효율적으로 사용해 탄광지역 투자 성과를 극대화할 필요가 있다. 탄광지역 중장기 계획으로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고 있지만 지역사회 인구 유출, 도심 공동화 등 지역소멸 속도가 심각한 상황이다. 일자리 창출 및 주민 삶의 질 제고를 위한 전방위적 사업 추진이 절실하다. 인구 고령화, 청년인구 유출, 소멸위험지역 등 지역현실을 냉철하게 직시하고 지역에 맞는 대안을 수립해야 한다. 대체산업 발굴, 기업 유치, 관광 진흥, 정주여건 개선 등 다른 지역과 차별화된 대안 마련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 기후변화 대응 탄소중립이나 뉴딜산업과 같은 정부 정책과 연계한 종합발전 계획을 마련해 추진하고 안정적인 재원도 확보해야 한다. 수익성과 발전 가능성 높은 민간투자 유치와 함께 불합리한 규제의 개선도 중요하다. 폐광지역 대체산업 유치를 위해서는 다양한 지원이 있어야 한다. 고속도로, 철도 등 교통 인프라 구축과 기업 인센티브 제도의 파격적이고 차별화된 지원이 절실하다.
특히 교육과 정주여건이 갖춰져야 한다. 폐광지역에 적합한 국내외 인재를 유치하고 이들이 정착하게 유도해야 한다. 지자체와 지역 대학, 기업, 지역 사회단체 등이 연계해 전문인력을 꾸준히 확보하고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전략을 함께 구상해야 한다. 정부는 지자체와 지역 주민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제대로 파악해 일관성 있게 지원해야 한다.
/ 주제발표 4 /

△정연수 탄전문화연구소장(강원도 석탄산업 유산의 세계 자원화 방안)=강원도 석탄산업은 국가 발전에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석탄산업의 유산을 폐광지역 발전과 연계하기 위해서는 세계 자원화 방안이 반드시 필요하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와 함께 석탄산업 유산 필수 자료 확보, 오픈 뮤지엄 형태의 국립탄광박물관 건립 및 문화유산청 등록문화재 지정, 산업전사의 의미 계승과 기념일 지정 등이 이뤄져야 한다. 석탄산업 유산의 지속가능한 활용 방안 수립과 동시에 지역별 거점지역을 특정하고 연계 관광코스를 개발해야 한다.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개발하고 지역 주민과 사회단체 참여의 확대도 중요하다. 삼척 도계갱, 동덕갱, 중앙갱, 사택 일대 등을 오픈 뮤지엄 형태의 국립탄광박물관으로 조성하는 방안도 있다. 장기적으로는 석탄산업 유산 연구센터 설립 및 체험프로그램 개발도 석탄산업 유산의 자원화 방안이다. 구체적으로 사북읍 동원탄좌유물보존관, 고한읍 삼탄아트마인, 사북항쟁과 3·3투쟁 기념 뿌리관, 영월 강원도탄광문화촌, 탄광모빌리티를 반영한 삭도마을 등 탄광문화 기념 공간을 조성하고 탄광역사투어, 운탄고도 1330트레킹 코스 개발, 석탄산업전사 추모 및 성역화 추진위원회의 ‘광부의날’ 특별법 제정 운동 등 탄광의 로컬 정체성을 반영한 활동 등이 진행되어야 한다.
삼척의 안녕기원비-급수탑-까막동네-선탄장과 도계갱-삭도마을-도덕정사-사택지구-중앙갱지구-폐석장, 태백의 태백석탄박물관-함태체험관-산업전사위령탑-장성광업소-철암탄광역사촌-파독광부기념관, 정선의 사북탄좌와 정암탄좌를 태백·삼척 코스와 연계, 탄광문화해설사 양성 등이 강원도 석탄산업 유산의 세계 자원화 방안의 하나로 추진되어야 한다.
정리=하위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