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초제를 쓰지 않고 벼 논의 김(잡풀)을 오리가 먹어 치우게 하는 ‘오리농법’과 남미(남아메리카)에서 들여온 ‘섬사과우렁이’로 하여금 뜯어먹게 하는 ‘우렁이농법’이 있는데 우렁이농법으로 키운 볍쌀을 흔히 ‘우렁이 총각 쌀’이라 한다. 그리고 섬사과우렁이는 거의 없어진 재래종 ‘논우렁’이 대용으로 따뜻한 남부지방에서 많이 키운다.
그런데 우렁이 하면 옛날 우리 식탁에 올랐던 토종 ‘논우렁이’가 대표적일 터다. 논우렁이는 습지나 ․연못, 호수에 사는 연체동물의 복족류로 예부터 써온 토속어로 논고동, 골부리, 골뱅이, 논골뱅이라 불린다.
논우렁이는 껍데기가 매끈하고, 서식지에 따라 연녹색, 흑색, 황색 등 여러 색깔이며, 폭 3cm, 높이 5~6cm 정도의 원뿔형이다. 껍질 꼬임은 5층이고, 주둥이는 넓고 둥글며, 입을 틀어막는 달걀모양의 야문 각질(케라틴) 뚜껑이 있다. 물풀, 녹조류, 돌에 끼인 물 때, 진흙 속의 유기 물질들을 먹고, 백로 따위의 물새 따위의 먹잇감이 되며, 한국․일본․중국․동남아․러시아 등에 산다.
보글보글 끓는 툽툽한 된장국에 가뭇가뭇 박혀있는 논우렁이가 냅다 침이 돋고, 혓바닥을 때린다. 파블로프의 조건반사 탓이다. 조건반사란 동물이 그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반사를 말하는데 개에게 밥을 줄 때마다 방울(종)을 울리면 나중에는 방울만 울려도 개가 침을 흘리게 되는 현상을 이른다.
논우렁이는 자웅이체로 암컷 몸 안에서 알이 수정, 발생하여 유생(새끼고둥)이 되어서 태어난다. 이런 발생을 난태생이라 하는데 알을 낳는 난생이나 어미 몸 안에서 양분을 얻어먹고 커서 태어나는 태생과 구별된다.
그런데 껍데기로 논우렁이 암수를 분류 못 하지만 더듬이를 보면 안다. 암놈은 두 더듬이를 모두 쭉 곧게 뻗는데 수컷은 오른쪽 더듬이가 작으면서 끝자락이 살짝 고부라져 있다. 꽤 드문 일로 그 꼬부라진 촉각은 수놈 생식기 역할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