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절절한 사랑 노래 산문에 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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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림 시인 첫 산문집

말 못 할 그리움으로 채워진 연시(戀詩)가 페이지마다 빼곡히 자리하고 있다.

허림 시인이 생애 첫 산문집 ‘보내지 않았는데 벌써 갔네'를 상재했다. 홍천 내면의 작은 오막에서 반짝이는 말을 모으고 있는 그가 또 한번 뜨거운 정서를 꺼내 눈길을 붙잡는다.

책은 산문집의 형태를 빌렸으나 그 속을 절절한 시어들로 가득 채웠다. 그동안 시로 풀어내지 못한 사랑과 그리움의 이야기를 산문으로 담았다더니 순 거짓말이다. 천상 시인인 그의 감성이 닿으니 모두 시가 됐다.

허림 시인은 ‘내면에 오막을 지었다'고 적었다. 그가 지상에 주소를 두고 사는 ‘내면'인지, 모두가 떠나가고 텅 빈 나의 ‘내면'인지 알 길은 없다. 그저 따스한 곳으로 찬 공기를 데려가 경계를 허무는 바람처럼, 시의 언어를 데려와 산문을 그려낸 그의 모습을 읽을 뿐이다.

허림 시인은 1988년 강원일보 신춘문예에 시로 당선됐다. ‘심상' 신인문학상으로 등단했으며 시집으로는 ‘누구도 모르는 저쪽', ‘엄마냄새', ‘거기, 내면' 등이 있다. 달아실 刊. 224쪽. 1만2,000원.

김수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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